중소 게임 개발사 하이브로는 '드래곤빌리지' 시리즈로 게임은 물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10대 유저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회사다. 2012년에 1편, 2014년에 2편을 출시하며 어느새 서비스 6년차를 맞이했고, 그 사이 '드래곤빌리지'는 단순히 게임을 넘어 IP(지적재산권)로 그 가치를 높여갔다. 

그리고 이제 하이브로는 '드래곤빌리지'의 IP를 활용한 새로운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하 SNG)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게임의 이름은 '드래곤빌리지W'로 W는 월드를 상징하며 올 연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 하이브로 한장겸 이사

9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하이브로의 회의실에서 '드래곤빌리지W'를 공개한 하이브로 한장겸 이사는 "'드래곤빌리지W'는 '드래곤빌리지' 웹툰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주인공인 고대신룡과 다크닉스가 있는데 이중 다크닉스가 타락하게 되면서 이로 인해 많은 드래곤이 흩어지게 되고 이를 모으며 마을을 재건하는 게임"이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 고대신룡과 다크닉스의 이야기로 게임이 시작된다.

'드래곤빌리지W'의 주 목적은 드래곤을 모아 농사나 생산을 통해 마을을 넓히는 것이다. 유저는 처음 시청에서 게임을 시작하고 NPC가 유저에게 알을 갖고 오는데, 이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 알이 깨지고 드래곤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드래곤을 통해 여러가지 퀘스트를 수행하며 재화 모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마을을 확장할 수 있다.

한 이사는 "'드래곤빌리지W'는 SNG인 만큼 잠깐 플레이하고 닫는 패턴을 가진 게임이며, 전투가 없고 평화롭게 마을을 확장하는 게임이다. 드래곤이 많을 수록 배달을 더 많이 하고 다른 마을을 방문하며 경험치와 재화를 획득하는 편안한 게임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드래곤빌리지' 시리즈를 통해 드래곤이 450마리 정도 선을 보였는데 '드래곤빌리지W'에서는 론칭 버전 기준으로 우선 100마리 정도 선보일 것이라고 한 이사는 밝혔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한 이사와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Q : 그동안 조용했다. 어떻게 지냈나?
IP 회사로써 사업의 방향을 전환한 것이 작년부터다. IP와 어울리지 않는 게임들은 이관 작업을 마무리했고 퀄리티가 떨아지는 제품들은 정리하는 등 여러가지를 정비하는 과정을 강하게 가졌다. 올해도 그 작업 중이고 게임본부에서 '드래곤빌리지W'를 필두로 먼저 움직이게 됐고 내년에는 상품이 다양해질 것이다. 특히 시그니처 인형 개발을 통해 상품성 높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다.

Q : 그간 하이브로는 '드래곤빌리지' 외에 인디 게임 형식으로 신작을 선보인다고 했는데 또 '드래곤빌리지' IP 게임을 선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인디 게임 형식으로 일부 프로젝트를 외부 업체와 함께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빌리지' 1과 2의 유저층이 굳건했음을 확인했다. 유저들의 니즈를 못 맞춰서 시도들이 실패했는데, 이를 통해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과 플레이 성향을 파악하고, 가볍게 플레이하는 10대 유저층의 플레이 패턴에 어울리는 것이 SNG라는 결론을 내서 이를 시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Q : RPG가 트렌드를 이끌고 SNG는 침체 중인 어려운 시장 상황인데?
우리 유저층에 어울리는 게임을 찾다 보니 이 장르를 채택한 것이다. 우리는 IP 사업이 주 목적이고 유저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Q : '드래곤빌리지W'가 전작과 다른 점은?
이 게임은 전작과 연결되는 게임 형식은 아니다. 1과2는 드래곤 육성에 중점을 둔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게임이지만 '드래곤빌리지W'는 수집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며, 오리지널 라인은 아니기 때문에 3이 아닌 W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그리고 전작이 10대 초반까지 아우르는 게임이었다면 '드래곤빌리지W'는 10대 후반 이후까지도 타겟으로 하는 게임이다.

Q : 전작들은 실제 카드와 연동됐는데 '드래곤빌리지W'는 어떤가?
연동은 오리지널 라인에 한정되며 '드래곤빌리지W'는 해당하지 않는다.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3편이 나오면 연동을 고려할 것이다.

Q : 앞에서 언급한 100마리 드래곤 중 게임에서 유대관계나 스토리가 있나?
대화가 진행되는 퀘스트가 있는데 드래곤 사이의 스토리가 언급되고 풀리는 부분이 있다.

Q : 글로벌로 출시할 예정인가?
그렇다.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전작들은 한계가 있어 계획을 잡지 않았었는데 W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도움을 받아 주요 언어를 탑재해 원빌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별도의 퍼블리셔는 접촉하지 않고 있어 글로벌 직접 서비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드래곤빌리지'의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이며 1만명 돌파했는데 그중 브라질 유저가 대부분이더라. 그래서 해외 시장은 브라질을 우선 공략해 볼 예정이다. 브라질 외에 베트남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브라질을 먼저 공략하자는 분위기가 크다. 동남아는 퍼플랩스에서 만든 '드래곤빌리지M'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퍼플랩스와 협력해 마케팅 노하우를 쌓고 있는 중이다.

Q : 모바일로 출시할 예정인데 소셜 플랫폼의 웹버전 출시는 고민 안했나?
모바일에만 집중하는 이유는 회사 규모 상 분산이 되면 버겁기 때문다. 그래서 하나에 확실히 집중하자는 목표로 진행 중이다.

Q : 타겟 유저가 10대층이어서 구매력이 떨어질듯 한데 '드래곤빌리지W'의 수익 구조는?
높은 매출보다는 유저가 많아야 수익이 발생하는 리텐션이 높은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높은 DAU와 MAU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SNG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용자가 적으면 빨리 죽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BM은 시간을 산다는 방식으로 결제율이 높지 않지만 리텐션이 높은 게임이어서 IP 사업과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Q : '드래곤빌리지W'가 나오면 IP 사업에 어떤 변화가 이뤄지나?
이 게임은 향후 출시할 상품을 많이 고려하며 만든 게임이다. 1과2는 드래곤 스타일이 어른 용에 가깝다 보니 인형이나 팬시 상품 제작이 들어가기가 어려웠는데 '드래곤빌리지W'는 처음부터 SD로 만들어 상품화가 용이하다. 

Q : 어떤 상품들을 생각하고 있나?
가장 집중하는 것은 인형으로 IP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우리만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서 IP를 모르더라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예쁜 인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동안 여기에 집중할 것이다. 

Q : IP로 인한 부가사업이 주가 되는듯 한데 상품을 팔려고 게임을 내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메인은 게임이고 상품 사업을 강력하게 펼친 적은 없다.

▲ 사무실 곳곳에 전시된 다양한 '드래곤빌리지' IP 관련 상품들

Q : '드래곤빌리지'의 1과 2 유저가 성인층이 됐을텐데 최근 유저층의 상황은?
여러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면서 여전히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유저가 많다는 걸 알았다. 나이를 먹고 빠져나간 유저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 유입되는 유저도 많다. 그 중에는 나이드신 분들도 있는데 손자손녀가 부탁해서 대신 하다가 빠진 경우도 있다.

Q : 오프라인 캐릭터페어같은 행사도 참석하나?
팬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참석했고 많은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 주말에는 전 직원이 현장에서 대응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Q : 온-오프라인 상품에서 뽑기(가챠) 형식을 도입하기도 하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그것은 성인용 수익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랜덤한 카드 상품도 있고 유저들이 좋아하긴 하는데 500원 냈으면 그 가치는 그대로 나오고 더 나올 수도 있는 것을 추구한다. 강한 가챠는 지양하는 회사다. 유저들이 즐겁고 편하게 게임을 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내부서 가챠를 강화하는 움직임은 없고 IP 상품에서도 가챠를 추구하지 않는다. 원하는 상품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Q : 추후 매출 비중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나?
결국 게임에서의 매출이 클 수밖에 없고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 뒤에 들어오는 캐릭터 상품들은 부가가치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와 반대로 출판은 다르다. IP를 사용한 출판사가 되어가는 느낌도 든다.

Q : 저연령 유저는 게임에서 매력적인 고객층이 아니다. 저연령층의 강점은 무엇인가?
충성도가 굉장히 강하다. 예쁜 유저들의 모습은 10대층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심지어 GM이 사인회를 한다고 하면 300명이 줄을 설 정도로 좋아해준다. 이것이 저연령층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Q : 소통을 라이브로 해볼 생각은?
라이브를 해본 적이 있는데 우리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재밌는 상황을 연출하기 힘들더라. 그래서 게시판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특히 드래곤 마니아가 많아서 뽐내기 게시판에만 20만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이런 2차 창작물 생산 행위에 집중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자작용 선정 이벤트도 있고 이를 꼭 게임에 넣겠다고 약속하고 진행 중이어서 만족도가 높다. 팬아트 전시회도 기획 중이다.

▲ 회의실에 붙어있는 유저들의 자작용 그림 모습.

Q : 지난 번 엔씨소프트의 투자 이후 엔씨소프트와의 사업 진행 상황은? 
엔씨에서 투자 받으며 IP 회사의 색깔 강해진 듯 싶다. 더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IP에 집중하고 서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Q : IP를 인정받는 회사로서 다른 회사에게 한 마디 한다면?
유저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즐거움을 제공하는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도 있지만 파악해서 해야할 건 하고 안 해야할 것을 안 해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서비스를 진행해야 어렵게 모아진 팬층이 흩어지지 않는 것 같다.

Q : 학부모의 '드래곤빌리지'에 대한 평가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우리가 '말조심'과 '그림조심'을 많이 하는데 정도를 넘어서는 부분이 있으면 부모님이 항의도 많이 하신다. 그래서 순화하려 많이 노력하는 입장이다. 캐릭터페어나 팝업스토어에서 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니 부모님도 많이 좋아해주신다. 

Q : 하이브로에게 '드래곤빌리지'란?
사명이 '드래곤빌리지'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둘은 하나다. 사업의 목적 그 자체다. 가족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고 여러 먹거리로 회사가 발전하기도 했으니 앞으로 쭉 걸어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Q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항상 '드래곤빌리지'를 사랑해줘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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