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상호작용하는 놀이다. 화면에 표시된 캐릭터를 유저가 조작해 적과 퍼즐을 처리하며 즐기는 콘텐츠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게임을 즐기는 주요 플랫폼이 되면서 부수적인 요소였던 ‘보는 재미’의 영역이 커졌다. 바쁜 생활 속 언제-어디서나 즐기는 모바일게임 유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를 노린 캐주얼한 게임이 늘어나면서 비주얼, 즉, ‘보는 재미’를 강조한 게임도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잘 만든 2D 애니메이션과 ‘보는 재미’를 강조한 신작이 출시 대기 중이라 눈에 띈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와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손잡고 준비한 ‘에픽세븐’이다.

이 게임은 2D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가 세일즈 포인트다.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고해상도 애니메이션을 모든 캐릭터에 구현했다. 움직임에 제한을 두거나, 일부 중요 캐릭터만 움직임(애니메이션)을 구현한 것과 차이가 있다.

실제로 2D 그래픽을 차용한 작품은 움직임이 딱딱하거나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개발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2D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3D 캐릭터를 2D처럼 보여주는 카툰 렌더링이랑 개발기법이 개발될 정도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이란 수식어가 붙은 신작은 게임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한다.

‘에픽세븐’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갔다. 다양한 고화질 연출 애니메이션을 도입한 것. PC-콘솔게임과 비교될 개성적인 전투화면은 압권이다. 실제로 이 게임이 발표된 쇼케이스에서는 개발자 시연으로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캐릭터 등신대를 8등신에 가깝게 한 것도 보는 재미를 늘리기 위한 요소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2D게임은 캐릭터를 3등신에서 6등신으로 데포르메(간략화)한다. 귀여움을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액션 표현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반면 ‘에픽세븐’은 실제 등신대에 가까운 모습으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액션의 다채로움을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덕분에 PV 영상으로 공개된 전투화면은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보는 재미가 살아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애니메이션 효과는 쉽게 질린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도 두 번 이상 보기 힘들다. 게임콘텐츠 특성상 전투 애니메이션과 연출은 밥 먹듯이 반복된다. 이런 신선함이 식상함이 되는 과정을 넘겨야 게임으로서의 가치가 살아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콘텐츠와 스토리, 탐험의 감성을 제시했다. ‘보는 재미’에 ‘하는 재미’를 섞어 항상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쇼케이스에서 두 회사는 메인 스토리와 이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오브젝트와 분기점을 활용해 선택지를 늘려 기존 턴제 RPG와 다른 재미를 경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직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에픽세븐’은 각종 영상과 코스츔플레이(코스프레)를 통해 유저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따라면 현재 ‘에픽세븐’ 사전예약자 모집에 100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운집했다고 한다. 잘 만든 2D 게임과 ‘보는 재미’에 대한 유저의 기대치가 반영된 성과다.

보는 재미라는 추상적인 문제에 독자적인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한 '에픽세븐'이 정형화된 모바일게임의 폭을 늘릴지 주목된다.

한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빠르면 오는 8월 말, 늦어도 9월 중 ‘에픽세븐’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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