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날벼락처럼 찾아온 중국 게임 총량 규제, 그 후폭풍은?

중국 게임 산업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아동-청소년 시력 보호를 위한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중국 게임 총량 통제, 신규 게임 수량 제한, 미성년자 게임 사용시간 제한 등의 규제가 발표된 것. 중국 정부가 이 내용을 발표하자마자 텐센트, 넷이즈 등의 중국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위메이드 등 한국 게임 업체 주가도 바로 하락했다.

이 규제는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도 ‘대형 악재’다. 안 그래도 2017년 초부터 중국 수출길이 계속 막혀있었는데, 여기에 큰 장벽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특히, ‘우리 게임 판호가 언제쯤 발급되나’를 기다려왔던 업체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날벼락’ 같은 소식일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중국 게임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인 만큼, 중국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한국 게임 업체에 미치는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을지 예상해봤다.

 

■ 신규 판호 발급 제한, 중국 게임 산업 양극화 심화될 것

중국 게임 산업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런 가운데, 양극화도 많이 진행됐다. 특히, 1~2위 업체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한 중국 게임 매체는 지난 4월 “텐센트와 넷이즈가 중국 게임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PC 온라인게임은 텐센트 혼자 68.5%를 차지한다. 다른 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스팀’이나 외국 진출 등 다른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규제 내용 중에는 ‘신규 판호 발급’ 제한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대형 업체든 중소 업체든 출시하는 신작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대관(공산당 및 정부 부처를 상대하는) 업무에 대한 노하우는 업체별로 다르다. 평소에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텐센트나 넷이즈 정도 되면,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인원도 별도로 있을 법하고, 상대하는 노하우도 쌓여있을 것이다. 이런 대형 업체와 중소 업체들의 '신작이 줄어드는 정도'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출시되는 신작의 수량이 다 같이, 공평하게, 예를 들면 ‘모든 업체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대형 업체들이 유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대형 업체는 기존 라인업 중에서 고르고 고른 ‘경쟁력 있는 대작’ 위주로 출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수 정예’ 게임에 마케팅 예산을 몰아줄 수도 있다.

반면, 중소 업체는 애초에 신작 라인업이 대형 업체만큼 많지 않다. 마케팅 예산도 차이가 난다. 중소 업체 입장에서는, 대형 업체가 ‘선택과 집중’을 한 신작들과 경쟁해야 한다. 물론, 출시되는 게임의 수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중소 게임 업체도 게임을 출시하기만 하면 소비자들에게 노출될 여지가 더 많아지는 측면은 있다. 그 틈을 잘 활용하는 몇몇 중소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 

신규 판호 제한이 어느 수준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대형 업체의 향후 개발 기조가 변경될 수도 있다.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여러 개 출시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대작 게임 위주로 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몇몇 프로젝트는 아예 접힐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형 업체가 역량을 집중해서 출시하는 신작의 스케일은 앞으로 더욱 커진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중국 게임 산업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미 절대적인 강자로 자리 잡은 텐센트와 넷이즈의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 중국 업체의 적극적인 외국 진출, 한국 업체 경쟁자 증가

중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기가 힘들어지면, 중국 게임 업체들은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외국 시장 진출이다. 이미 텐센트나 넷이즈 같은 대형 업체들은 외국 시장에 모바일게임을 수출하거나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이런 업체들은 중국 규제의 강도가 센 만큼, 외국 수출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외국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이즈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의 모바일게임 ’황야행동’과 ‘제5인격’의 외국 성적을 강조했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게임 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상대해야 할 경쟁자가 늘어난다. 안 그래도 최근 몇 년간 중국 모바일게임이 한국에서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었고,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쟁작이 더 몰려오게 생겼다. 

그리고 한국 업체들은 중국이 아닌 외국 시장에서도 중국 게임들과 더 자주 경쟁하게 된다. 최근 한국 게임 업체들은 장벽이 높아진 중국 대신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북미 등을 기존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그런데 중국 게임 업체 역시 자국의 규제 때문에 이런 지역에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 노력하면, 그 지역에서 한국 업체의 경쟁자가 늘어나게 된다. 

 

■ ‘기존 게임 업데이트’로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일시적으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궁여지책’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기존 게임에 신규 모드를 적극적으로 추가하는 것이다. 신작을 출시하는 것보다는, 기존 게임에 새로운 모드를 추가하고 동시에 새로운 유료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업데이트 내용에 따라서는 중국에서 별도의 심의나 심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도 있다. 중국에서 게임 총량 규제가 발표되기 전의 일이지만, 텐센트는 지난 7월경 자사의 진지점령게임 ‘왕자영요’에 배틀로얄 방식으로 진행되는 ‘변경돌위’ 모드를 추가했다. 이 모드는 기존 게임 모드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콘텐츠로, 텐센트 입장에서는 이런 신규 모드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모바일게임 '왕자영요'의 '변경돌위' 모드

텐센트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배틀로얄’ 게임 방식을 자사 게임에서 적절하게 구현해보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모드를 바라보면, 신작 출시 대신 기존 게임에 새로운 유저층을 유입시키거나, 새로운 수익을 만들 방안을 고민한 결과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텐센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이미 다양한 게임을 출시한 대형 업체 입장에서는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시도다. 당장 신작을 출시하는 것은 어려우니, 이미 출시된 기존 게임에 다양한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아예 새로운 개념의 신규 모드를 추가해서 ‘신작이 확 줄어든’ 지금 상황을 버티는 것이다. 신작이 묶여있으니, 일시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개발 인원도 있을 것이고.

 

■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도 ‘대형 악재’…세부 내용이 빨리 공개되길

지금까지 중국 게임 총량 규제로 인해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봤다.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는 딱히 없다. 대부분 부정적이다. 중국으로의 수출 길은 꽉 막혀있고, 중국 게임 업체의 신작 모바일게임은 한국에 더 몰려오게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라도 빨리 공개되길 바란다. 내용을 모르면 막연하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용이라도 알고 있으면, 그 내용을 보고 효과를 예상해볼 수 있고, 거기에 맞춰서 대응책이라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