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5개국의 도박 규제 기관과 미국 워싱턴주의 도박 규제 기관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게임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 같은 요소 때문에 게임과 도박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벨기에 브뤼셀 검찰이 EA의 축구게임 ‘FIFA 18’이 벨기에 도박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온 소식이다.

이 성명은 ‘2018 도박 규제기관 유럽 포럼’에서 나왔으며, 성명에 동참한 유럽 국가는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네덜란드, 포르투갈, 노르웨이, 폴란드, 라트비아 등 15개국이다. 여기에 미국 워싱턴주 도박위원회도 참가했다.

이들의 주목적은 인기 게임을 소재로 벌어지는 온라인 도박을 근절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받은 것은 총싸움(FPS)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의 아이템인 ‘스킨’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온라인 도박이다. 유럽에서 이 게임이 인기를 얻자, 게임 개발사나 배급사와 전혀 상관없는 개인이나 업체들이 ‘스킨’을 걸고 온라인 도박을 할 수 있게 한 각종 온라인 도박 사이트들이 성행한 적이 있었다. 이런 불법 사이트들은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를 서비스하는 밸브가 대응을 한 결과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유럽 15개국 도박 규제 기관들은 “게임 아이템을 소재로 이루어지는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게임 개발사와 게임 서비스 플랫폼 업체가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라며 “그리고 게임 업체들은 게임 내에 현지 법률에 의해 ‘도박’으로 간주될 수 있는 요소를 구현하지 않아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확률형 아이템’이다”라고 전했다.

유럽에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이런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도박위원회 닐 맥아서 위원장은 “학부모들은 이런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은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자녀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닐 맥아서 위원장은 “인기 게임의 유료 아이템을 소재로, 실제 현금이 오가는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는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라며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게임 업체들이 현지의 도박위원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이런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벨기에 브뤼셀 검찰은 EA의 축구 게임 ‘FIFA 18’이 벨기에 도박 관련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벨기에 도박위원회는 지난 4월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EA, 밸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등이 벨기에의 도박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정해진 기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밸브는 벨기에에서 자사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오버워치'에서 판매되는 확률형 아이템, 벨기에에서는 곧 판매가 중단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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