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팬텀게이트’를 출시했다.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독특한 아트워크, 수집과 모험 요소를 섞은 독특한 게임성이 차별화 포인트다. 넷마블이란 이름표를 떼면 인디게임처럼 보일 정도로 개성이 넘친다.

이런 인상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이질적인 내용 때문일 수 있다. 한국 유저에게 익숙한 판타지 요소들은 소설 ‘반지의제왕’과 TRPG ‘던전앤드래곤’이다. 드래곤, 오크, 요정 등으로 대표되는 IP(지식재산권)이다. ‘팬텀게이트’ 역시 이런 요소들을 찾을 수 있지만, 오딘과 토르 등 낯선 인물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 어드벤처 + 아트 + RPG = 인디게임?

아트 스타일도 인디게임 감성을 느끼게 한다. 게임 속 캐릭터는 절제된 텍스처로 표현된다. 색상은 파스텔 색조로 통일돼 북유럽 감성을 느끼게 한다. 원색적인 느낌이 강조된 국산 게임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런 스타일은 북미-유럽 인디게임에서 더 선호된다.

개성적인 스타일이 늘 그렇듯 ‘팬텀게이트’의 비주얼도 좋고 나쁨이 크게 갈린다. 극도로 단순화된 캐릭터와 색감은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있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한국유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탐험(어드벤처) 요소는 ‘팬텀게이트’의 매력이다. 불필요한 가지를 모두 쳐내 단순화 시킨 기존 게임과 비교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맵을 자유롭게 탐험하고, 퍼즐조각을 모아, 길을 여는 일련의 활동을 경험하게 된다. 퍼즐조각을 모으기 위해 보물상자를 발굴하고, 숨겨진 길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탐험 요소는 크게 이동, 비행, 대시, 스위치 작동, 게이트 개방 등으로 나뉜다. 모든 요소는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어 익히기 쉽다. 또, 단순화된 아트스타일에 맞춰 복잡하지 않은 퍼즐은 느긋하게 플레이하기 좋다. 이후 고난이도 던전에서 점차 퍼즐이 복잡해지고 조각을 찾기 힘들어지지만 부담되는 난이도는 아니다.

■ 독창성이 돋보이는 콘텐츠

전투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과 수집한 ‘팬텀(캐릭터)’으로 파티를 꾸리고, 적절한 스킬 사용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면 된다. 간헐적으로 생성되는 버블(방울) 버프로 상대를 약화시키거나 아군을 강화하는 것이 특이한데, 수동사냥 유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시스템에 가깝다.

전투의 주체이자 파트너인 팬텀은 던전을 탐험하거나 소환으로 얻은 조각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게임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이 조각으로 캐릭터를 강화시키는데 두루 사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 던전 탐험-조각 획득-제작-강화-상위 던전 탐험으로 연결되는 순환고리가 ‘팬텀게이트’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던전은 수동조작으로 직접 플레이해야만 나아갈 수 있다. 자동 탐험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 전투는 배속과 자동진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핵심인 탐험은 유저가 직접 조작해야 한다.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이 그렇듯 ‘팬텀게이트’에도 숨겨진 요소들이 있다. 넷마블은 오픈과 함께 이스터에그(개발자가 숨겨놓은 요소)를 찾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정도. 막힌 길처럼 보이는 곳도 비행이나 대시로 길을 뚫을 수 있다. 퀘스트 동선 외에는 전무한 모바일게임에서 탐험 요소를 살린 점은 고평가 하고 싶은 요소다.

하지만 반복 수행이 강요되는 모바일 수집형 RPG의 특징과 대비된다. 앞서 이 게임을 인디게임과 비교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인디게임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스토리를 여유롭게 즐기는 게임이 강세다. ‘팬텀게이트’도 바쁜 시간을 쪼개서 플레이하기보단, 여가 시간에 즐기는 편이 나아 보인다.

■ 넷마블의 도전인가 실험인가

‘팬텀게이트’는 넷마블의 기존 라인업과 분명히 선이 다른 게임이다. 기존 라인업의 문법 일부가 엿보이긴 하지만, 보다 보편적이고 실험적인 콘텐츠와 구성으로 연결돼 있다. 숨겨진 요소, 아트스타일 등 지금까지 보편적인 매력포인트를 강조해온 라인업과 닮은 점 보다 다른 점이 더 많다. 오히려 인디게임과 닮은 점이 더 많을 정도. 트렌드를 쫓는데 지친 게이머라면 ‘팬텀게이트’로 느긋한 휴식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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