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를 즐기는 환경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넘어갔다. 신작 출시 비중, 유저 풀 등 각종 수치에서 모바일이 앞선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장기 서비스에 유리한 점이 많다. 제대로 만든 IP(지식재산권) 게임 하나로 수많은 가지를 뻗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에 쏟는 열정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11월 7일 ‘로스트아크’의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7년 동안 약 1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됐고, 세 번의 비공개 테스트(CBT)를 통해 콘텐츠를 갈고 닦았다. 론칭 버전은 CBT 버전에 신규 지역과 직업, ‘로그라이크 모드’, 영지 경영 콘텐츠, 에픽 레이드 등 MMORPG로 가능한 모든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목표다.

지난 간담회 발표에 따라면 ‘로스트아크’는 시즌과 에피소드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콘텐츠를 추가한다. 시즌은 신규 콘텐츠, 에피소드는 신규 스토리가 골자다. 빠른 업데이트에 익숙해진 모바일게이머를 의식한 결정을 보인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주 단위 업데이트가 일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선택지가 많아지고, 경쟁작이 늘어 업데이트 속도는 더욱 중요해졌다. 반면 온라인게임은 아직도 월-분기별 업데이트가 대세다. 한 번에 되도록 많은 콘텐츠를 선보여야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스마일게이트는 유저의 예상보다 빠른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온라인게임에 모바일게임의 운영을 더한다는 전략이다. 개발진은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는 계속 이어진다. 에피소드는 유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육성과 도전을 분리하는 시도도 엿보인다. 이는 자동 육성, 수동 도전이란 모바일게임의 공식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자동 육성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퀘스트 가이드와 액션성 높은 전투 시스템으로 플레이의 묘미를 살렸다.

운영 콘텐츠 ‘원정대 섬 시스템’도 모바일에 가까운 콘텐츠다. 유저가 소유한 섬을 키워나가는 콘텐츠다. 다른 게임의 하우징과 비슷한데, 규모가 크다. 스마일게이트RPG 지원길 대표는 동료고용/무역/생산/파견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유저가 접속하지 않더라도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라고 소개했다.

도전은 ‘로그라이크 모드’와 ‘에픽 레이드’로 구현됐다. 로그라이크는 ‘로그(게임명) 같은 게임’을 뜻하는 단어다. 재도전의 기회가 극히 적어 반복-숙달된 플레이를 요구하는 장르를 폭 넓게 뜻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로스트아크’ 속 ‘로그라이크 모드’는 한정된 자원을 사용해 던전을 돌파하는 방식이다. CBT를 통해 선보인 모험(어드벤처) 던전의 고난이도 모드인 셈. 로그라이크를 표방한 만큼 실패는 처음부터 다시를 뜻한다. 사악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난도 모드이며, 이에 비례해 보상이 크다. 도전의 스릴과 좌절, 짜릿함을 담은 이 게임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에픽 레이드’도 협동과 도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기존 탐험 던전보다 많은 유저가 파티를 꾸려 도전하게 되며, 맵에 존재하는 물체(오브젝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와 효율이 갈린다.

새로운 도전인만큼 위험도 존재한다. 관건은 신구의 조화다. 구는 퀘스트 기반 육성이고, 신은 ‘로그라이크 모드’와 ‘에픽 레이드’다. 두 과제는 다소 상반된 성격을 가졌다. 전자는 느긋한, 후자는 긴박함이 키워드다. 이를 ‘로스트아크’라는 틀 속에서 제대로 섞어 하나의 IP로 만드는 것이 개발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지 대표는 “캐릭터 성장만 집중하기보다, 여러 콘텐츠를 두루 즐기길 바란다. 숨겨진 콘텐츠도 많이 있으니 이런 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며 느긋함과 긴박함을 오가는 유기적인 플레이를 즐겨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CBT에서 ‘로스트아크’는 온라인게임 콘텐츠를 집대성한 게임성으로 주목받았다. 론칭 버전은 여기에 모바일게임의 편한 육성과 수동 도전의 묘미를 섞어 한 번 더 진화를 시도한다. 온라인 MMORPG의 가능성이 시험받는 2018년 겨울, ‘로스트아크’가 신구의 조화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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