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의 총싸움(FPS) 게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4’(이하 ‘블랙옵스4’)가 지난 12일 PS4, Xbox One, PC로 전 세계에 출시됐다. 이 게임은 출시 첫날 액티비전의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하고 있다. 한국 PC 버전 판매와 PC방 서비스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코리아가 담당한다. 한국에서는 17일 기준 PC방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서 점유율 10위(1.36%)에 올랐다.

‘블랙 옵스4’는 싱글플레이가 없는 대신, 충실한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준비했다. 멀티플레이 콘텐츠는 크게 3가지다. 기본적인 PVP 모드, 4인이 함께 협력하는 ‘좀비 모드’, 시리즈 최초로 탑재된 배틀로얄 모드 ‘블랙아웃’이다. 그중에서 ‘좀비 모드’의 경우에는 탄생 10주년에 걸맞는 알찬 콘텐츠가 준비됐다. 액티비전은 게임 출시 전부터 좀비 모드를 위한 별도의 홍보영상을 공개하며 유저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비 모드는 탄생 10주년이라는 무게감에 걸맞는 충실한 콘텐츠로 무장했고, 완성도도 뛰어나다. 출시 버전 기준으로 전장은 총 3개가 있다. ‘타이타닉’호에서 좀비와 싸우는 ‘절망의 항해’, 로마의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하는 ‘XI’, 미국의 ‘알카트라즈’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망자의 혈흔’이다.

타이타닉 호에서 좀비와 싸우는 4명의 주인공들

미국 알카트라즈 교소도를 배경으로 하는 전장 '망자의 혈흔'

선택지도 다양하다. 지인들(최대 4명)과 가볍게 즐기기에 좋고, 원한다면 아예 혼자서 즐길 수도 있다. 혼자서 인공지능 3명과 팀을 이뤄서 할 수도 있다. 스토리가 아닌, 좀비 학살에 더 집중하는 '돌격' 모드도 있다.

■ 4인이 함께 좀비를 학살하며 생존하는 재미

좀비 모드는 4인의 유저가 함께 계속 몰려오는 좀비를 처치하며, 전장에 숨겨진 모든 퍼즐을 풀어나가는 모드다. 처음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몰려오는 좀비를 무한 사냥하는 모드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사실 ‘끝’이 있는 모드라는 것. 하지만, 숨겨진 퍼즐에 대한 단서는 유저가 직접 찾아야 하기에 처음에는 좀비를 잡는 것에 몰두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초보자 입장에서는 몰려오는 좀비를 계속 잡기도 쉽진 않다. 좀비를 처치하면서 전장을 탐험하고 정신없이 무기와 총알을 구입하다보면, 어느새 좀비에 포위되어 쓰러져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게 된다. 다른 유저가 살려줄 수는 있지만, 주변에 좀비가 많이 있다면 그것도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초보자는 일단 오래 살아남는 방법부터 익혀야 한다. 항상 다른 유저와 함께 이동하기, 무기와 총알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포위됐을 때 탈출하는 기술이나 방법을 익히는 것 등이 중요하다. 일단, 살아남아야 전장에 숨겨진 퍼즐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적응을 위해, 좀비 모드의 유저 레벨 20전까지는 초보자 모드로 연습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양한 근접 무기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렇게 유저들과 함께 좀비를 학살하고 다니기만 해도 꽤 재미있다. 엽총과 기관총으로, 때로는 망치로 좀비를 처치하고 다니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좀비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쾌감도 느낄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재미가 확실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좀비 모드를 일종의 ‘무한 디펜스’ 모드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 숨겨진 퍼즐을 찾는 재미와 짜릿한 보상

기본적인 ‘좀비 학살’만으로도 재미는 있지만, 곧 한계가 온다. 좀비는 라운드별로 강해지는데, 전장에 있는 숨겨진 요소를 찾지 못하면 무기를 강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 라운드 이상 진행되면 좀비를 처치하기가 버거워진다. 중반까지 생존은 어느 정도 되는데 무기가 약해서 버티질 못한다면, 이젠 전장의 퍼즐을 적극적으로 풀면서 진행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숨겨진 요소는 ‘XI’(로마 콜로세움) 전장을 예제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초반의 원형 경기장 구석에 있는 깃발의 밧줄을 단검으로 자르면, 숨겨진 임무가 나온다. 숨겨진 임무를 다 완수하면 강력한 권총을 보상을 받는다. 초반에 이 무기를 확보하게 되면, 게임 진행이 훨씬 수월해진다. 다만, 4인이 함께 게임을 하는 도중에는 숨겨진 임무를 달성하기가 쉽진 않다. 이런 요소를 연습하려면 초보 난이도로 게임을 설정하고 혼자서 즐겨보는 것이 편하다.

이곳 구석의 깃발에 있는 밧줄을 끊으면 숨겨진 임무가 나온다

그리고 전장마다 무기를 강화할 수 있는 ‘팩 어 펀치’를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XI’(로마 콜로세움) 전장에서는 4명의 챔피언을 모두 처치하고 챔피언의 머리를 특정 장소에 놓으면 ‘팩 어 펀치’가 나온다. ‘팩 어 펀치’가 있으면 점수로 무기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중반에 나오는 강력한 좀비들을 상대하기 수월해진다.

이외에도 다양한 숨겨진 요소가 있다. 이런 것을 모두 찾아야 게임을 진행하기가 수월해진다. 퍼즐에 대한 단서는 전혀 없다. 다른 유저들과 함께 ‘맨땅에 헤딩한다’는 심정으로 가거나, 검색해서 공략을 보고 가는 방법 정도다. 전장에 있는 모든 퍼즐을 해결하고 모든 좀비를 처치 하면, 엔딩 영상이 나오며 게임이 종료된다. 

각 전장을 시작할 때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4인 플레이를 하면 대부분 넘겨버리는 영상, 확인하고 싶으면 혼자 해서 보는 것이 좋다)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는 각자 확인해보자.

■ ‘학살’로 시작해서 ‘퍼즐’로 마무리…진입은 쉽지만, 클리어는 어렵다

정리하자면, 좀비 모드는 ‘학살’로 시작해서 ‘퍼즐’로 마무리되는 콘텐츠다. 처음 즐길 때는 별다른 배경지식 없이 몰려오는 좀비를 잘 처치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입문해서 가볍게 즐기다가,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나누며, 혹은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조금씩 게임의 다양한 요소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면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더 오래 생존하게 되면, 전장에서 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요소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날 전장을 클리어하는 짜릿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완전히 공략하기는 어려운 모드다.

모드에 대한 자유도도 높다. 기본적으로는 유저 4명이 즐기는 모드지만, 난도를 낮춰서 아예 혼자서 즐길 수도 있고, 혼자서 인공지능 3명을 데리고 즐길 수도 있다. 스토리와 퍼즐보다는 몰려오는 좀비를 사냥하는 것에 집중하는 ‘돌격’ 모드도 있다.

클래식, 돌진, 사용자 지정, 초급, 튜토리얼 등을 즐길 수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완전 공략은 어렵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좀비 모드. 본 기자처럼 총싸움 게임의 PVP를 잘 못 하는 유저도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콘텐츠도 10주년이라는 홍보에 걸맞게 알차게 잘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블랙옵스4’에 없는 싱글플레이(캠페인)에 대한 아쉬움을 그나마 달랠 수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아주 잘 만들었고, 재미있게 즐겼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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