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게임 리뷰
성장이 더 필요한 라라의 아쉬운 퇴장,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도굴꾼을 의미하는 '툼레이더' 시리즈는 1996년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무려 22년간 꾸준히 출시되어 왔다. 그리고 IP를 소유하고 있던 에이도스가 2010년 스퀘어에닉스에 합병된 뒤 리부트를 선언하며 새로운 '툼레이더'의 개발이 시작된다. 

2013년에 등장한 '툼레이더'는 환골탈태하여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다행히 평단의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이후 엑스박스 독점 논란이 있었지만 게임성으론 GOTY 상위권에 올랐던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2015년)는 리부트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이제는 라라 크로프트(이하 라라)의 아름다운 퇴장만이 남은 상황. 2018년 9월 고고학에 관심 많은 소녀가 여전사로 성장하여 리부트 3부작의 마지막인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이하 쉐오툼)로 돌아왔다.

 

■ '​​툼레이더'는 원래 어려운 게임이었다

'툼레이더'는 22년 동안 두 번의 큰 변화를 거쳤는데, 초창기 코어 디자인이 개발했던 '툼레이더'는 극악의 난이도로도 유명했다. 손가락 곡예 수준의 고난도 조작을 요하는 구간이 상당수 존재했고 힌트 하나 보여주지 않는 퍼즐은 수 많은 게이머들의 밤을 지새우게 했다. 

6편 이후부터 크리스털 다이나믹스로 개발사가 바뀌고 시대의 게임 트렌드가 반영되며 난이도가 낮아졌는데, 급기야 리부트 시리즈 1편과 2편은 너무 쉽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단순 조작 실수로 낙사 하는 경우는 있어도, 일부러 죽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쓰러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퍼즐도 친절하게 힌트를 제시해 주고 시간 제한도 충분한 편이라 손에 땀을 쥐는 스릴도 낮은 편이었다. 

▲ 비일비재한(?) 숨막히는 물 속 상황

그러나 '쉐오툼'은 크리스털 다이나믹스가 지원하고 에이도스 몬트리올이 개발을 맡으면서 그동안의 전통을 의식해서인지 전반적으로 난이도를 끌어올렸다. 물론 보통 모드로 하면 이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려움 모드부터는 난이도가 확 올라간다. 

일단 여러 가지 힌트를 알려주는 '생존본능'이라는 무적의 치트키가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모든 퍼즐과 액션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유저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헤쳐나가야 한다. 

총격전시에도 정확한 조준능력을 요하며 피격 시의 대미지도 크기 때문에, 이전 작품들에서 트로피 획득 용도에 불과했던 스텔스(잠입공격) 플레이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요하고 라라의 육성에도 신중한 선택을 요하도록 유도한다.  

▲ 어려움 모드 이상부터는 스킬의 분배가 매우 중요하다

 

 

■ 하프(제한적) 오픈월드를 탐험으로 채우다

리부트 3부작이 이전 과거작(1~6 or 레전드, 언더월드 등)들과 같이 예전 방식을 고수했다면 '언차티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너티독이 '언차티드'를 통해 선형적 유적 탐사 게임의 극한을 보여줬다는 점은 여느 게임 전문가도 부인하기 어렵다고 본다.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가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하프 오픈월드 안에서 전투와 유적 탐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부트 1편과 2편을 통해 완성한 오픈월드는 성공적이었으나, 콘텐츠를 채우는 방식에서는 만점을 받아내진 못했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라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인지 전반적으로 생존 및 전투 장면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리부트 게임을 해보면 '한 걸음 앞으로 가면 전투'라는 공식을 성립시켜도 될 정도였다. 

▲ 전작들에서는 정말 많이도 죽였다

하지만 '쉐오툼'은 전작들의 단점을 의식한 것인지 콘셉트상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투보다는 탐험 및 보물 찾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메인 시나리오를 플레이 하다 보면 유적 및 무덤 등을 발견했다는 메시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전 작들이 ‘전투 사이에 탐색’이었다면, '쉐오툼'은 ‘탐색 사이에 전투’라고 보면 된다. 

게다가 서브 유적탐사 콘텐츠들의 완성도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다. 사실 이런 콘텐츠들이 시나리오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피로함을 느끼기 쉬운데, 그런 부분이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레벨 디자인에 많이 신경을 썼다. 난이도에 따른 보상 가치를 다르게 하고, 적어진 전투 콘텐츠는 규모를 키워 어느 정도 밸런스를 잘 맞춘 편이다. 

▲ 즐거운 탐험 생활

 

■ 장점을 희석하는 느린 전개는 아쉬워

리부트를 거창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 '쉐오툼'은 콘텐츠 전반적으로 상당히 많은 확장을 꾀했다. 각 콘텐츠들이 영향을 주도록 함으로서 플레이의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예를 들면 A라는 스킬을 해금하기 위해서는 B유적을 탐사해야 하는데, 그 유적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C라는 고대언어에 대한 지식을 얻어야 한다. C라는 고대언어 지식을 좀 더 올리기 위해서는 B유적을 탐사해야 하는 식이다. 

스킬 획득, 고대 문명 언어 해석 능력 향상, 채집과 제작, 전투, 고대 유적 탐사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 해금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 세계관이나 문명의 이야기를 덤으로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게이머의 도전 욕구를 적절히 자극한다. 

그렇다고 ​메인 콘텐츠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메인 시나리오만 진행해도 게임 클리어까지 약간 불편할 뿐 크게 문제가 되는 허들은 없다. 

▲ 무덤과 유적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유물

다만 서브 콘텐츠의 볼륨을 크게 키워버린 탓에 '툼레이더' 특유의 색이 바래진 느낌이다. 게임 스타일을 보나 컨트롤 방식을 보나 액션 어드벤처인데, 이곳저곳 모험을 하며 캐릭터 성장 및 장비 강화 등을 진행하다 보면 RPG를 하고 있는 듯 하다. 그만큼 즐길 거리가 많다는 장점인 반면 그만큼 전개가 늘어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전체 컨텐츠를 동적인 부분과 정적인 부분으로 나눈다면 3대7 정도로 파악된다. 

물론 어드벤처 장르가 꼭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전개를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쉐오툼'과 같은 구성이 ‘틀렸다’라기 보다는 ‘다르다’ 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언차티드'라는 괴물을 맛본 게이머들에게는 고구마 전개로 느껴질 수 있겠다. 

▲ 고구마 전개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라라(?)

 

■ 삼탕이지만 누군가에겐 최고의 '툼레이더'다

출시와 동시에 시작된 '쉐오툼'의 메타크리틱 점수는 끝내 80점을 넘기지 못했다(현재 76).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리뷰어들의 특성도 한 못 했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리부트를 물고 뜯고 맛본 전문 리뷰어들에게 거의 삼탕에 가까운 '쉐오툼'은 딱 혹평 당하기 쉬울 수 밖에 없었다. 

보통 후속작들은 전작의 강점은 더욱 크게 살리고 약점은 없애거나 강점으로 만들어 출시되는데, '쉐오툼'은 장점만 가져온 것이 아닌 단점까지도 함께 가져와 버렸다. 물론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마을의 존재와 NPC와의 상호작용 등의 신규 콘텐츠와 탐험 부분에 크게 확장을 꾀했다. 

하지만 새로운 가구를 들이고 가구 배치를 바꿨을 뿐이지 내외부를 리모델링 하지 않은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라라 크로프트의 성장을 테마로 하여 마무리했지만 콘텐츠의 완성도로 보면 성장을 끝내지 못했다고 본다.

▲ 완성도를 위해 좀 더 희생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만약 '툼레이더'를 처음 접하거나 리부트 이전의 작품만 해본 게이머를 대상이라면 어떨까.  '쉐오툼'은 지갑을 열어서 돈을 지불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오랜 시간 가지고 놀 수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즉 '쉐오툼' 자체만 보자면 일반적인 대작에서 볼 수 있는 장단점이 존재할 뿐이지, 평범한 작품의 범주에 있지 않은 A급 작품이다. 굳이 전작을 풀레이 해보지 않았더라도 리부트 마지막 3부작으로 진정한 '툼레이더'가 된 라라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라라의 매력은 언제나 옳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