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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줘'에 담긴 밀도 높은 플레이 경험

모바일게임의 필수 시스템이 된 자동사냥은 새로운 장르를 유행시켰다. ‘방치형’이라 불리는 무조작 게임이다. 상호작용(인터랙션, 혹은 컨트롤)을 최소한으로 줄인 게임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 장르다. 스테이지가 자동으로 진행되고, 유저가 육성 방향을 선택하는 게임이 여기 속한다. 

현재 수많은 인디게임이 방치형의 기본 콘셉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을 시도 중이다. 중견게임기업 조이시티는 유저에게 친숙한 RPG와 고품질그래픽을 섞은 모바일게임 ‘나를 지켜줘: 방치할 수 없는 그녀(이하 나를 지켜줘)’를 지난달 30일 원스토어에 출시했다.

이 게임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방치형 RPG다.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사냥을 시작하고, 유저는 레벨업과 환생 등 육성 방향을 고르면 끝이다. 목표는 신비한 용족소녀 ‘유이나’를 지키면서 더 높은 스테이지에 오르는 것으로 심플하다.

유저는 파티구성, 레벨업, 장비강화 등 효율적인 레벨업을 고민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플레이 시간은 짧은데, 할 것은 많아 밀도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육성 대상은 크게 캐릭터, 장비로 나뉜다. 각 캐릭터와 장비를 한계까지 육성한 뒤, 환생과 초월을 선택할 수 있다. 환생은 캐릭터 레벨을 1로 돌리는 것인데, 이때 레벨업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레벨은 1로 돌아가지만, 결과적으로 캐릭터는 강해진다. 초월은 장비에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다른 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호위 대상인 유이나에 소속감을 느끼게 한 시스템도 이색적이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호위대상은 짐덩이에 가깝다. 전투에 도움도 되지 않고, 중요한 순간 방해물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나를 지켜줘’ 속 유이나는 육성 자원을 빨리 수집하는 독특한 스킬세트로 버프를 준다. 덕분에 파티의 일원이며, 육성의 대상이란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 이 캐릭터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그래픽도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요소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방치형 RPG는 전투에서 유저 선택지가 적거나 없다. 덕분에 육성한 캐릭터가 전투를 진행하는 것을 보는 시간이 플레이타임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보는 맛이 좋아야 하는 게 방치형 게임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방치형 게임은 2D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하는게 일반적인 선택이다. 아트 스타일에서 차별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개발기간과 배터리 소모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조이시티는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3D 그래픽을 과감히 채택했다. 덕분에 큼지막한 캐릭터가 과감하게 전투하는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여기에 최근 유행한 절전 모드를 도입해 배터리를 아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래된 스마트폰을 위해 전투 이펙트를 제거하는 훌륭한(?) 옵션도 제공한다. 다른 일을 하는 중간에도 보상은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자주 체크할 필요성도 적다.

스토리텔링은 아픈 손가락이다. ‘나를 지켜줘’라는 이름처럼 이 게임은 용족소녀 유이나를 지키며, 더 높은 스테이지에 오르는 게 목표다. 이런 목표와 진행상황이 게임 내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스토리텔링이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다. 캐릭터 대화를 통해 유이나와 현재 세계가 처한 상황 등이 스치듯 지나간다. 여러 가지 단서를 조합해 스토리를 유추해야 하는 방식이다.

대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만담의 비중이 높다. 캐릭터와 설정, 관계에 따라 다양한 대화가 오간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콘셉트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가볍게 즐기는 게임의 특성상 너무 진지한 분위기로 흐르는 것을 방치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방치형 RPG의 특징과 샌드박스 게임에 주로 사용되는 이런 스토리텔링 구성은 어울리지 않는다. 항상 진행상황을 보는 장르나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성을 위해 잠시 화면을 주목하는 순간과 핵심 대화가 나오는 순간이 겹칠 확률은 극히 낮다.

차라리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라면 챕터와 스토리를 따로 정리하는 메뉴를 만드는 편이 나아 보인다. 게임 속 세계와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늘어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자동 전투를 진행하며, 조건에 따라 확률적으로 스토리를 수집하는 요소를 담으면, 모험의 재미도 더해졌을 것이다.

종합해 보면 ‘나를 지켜줘’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방치형 게임의 장점을 영리하게 이용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즐기는 멀티플레이 유저는 물론, 소소한 재미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유저까지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짧은 플레이 시간으로 밀도 높은 육성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없고, 괜찮은 3D RPG를 하고 싶은 유저라면 ‘나를 지켜줘’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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