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에픽게임즈 스토어, 메기효과로 수수료 인하에 영향 끼치길

밸브의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에픽게임즈가 개발 중인 새로운 게임 플랫폼이 개발자에게 수익을 더 주는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시작됨을 알렸다.

지난 1일 밸브는 PC게임 디지털 유통 플랫폼인 스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스팀웍스의 공지사항을 통해 수익 분배 비율을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에 운영되던 수익 분배 비율은 개발사 70%, 스팀 30%였다.

그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 이후 발생한 매출부터 새롭게 단계가 부여되어 스팀이 받는 수수료가 낮아진다. 첫 번째 단계는 매출이 1천만 달러(한화 약 111억원) 이하일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70:30의 비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1천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초과된 매출분에 대해 75:25로 비율이 조정되어 개발자에게 수익이 더 돌아가게 되며, 만약 5천만 달러(한화 약 556억원)를 초과하게 되면 초과된 매출분에 대해 80:20으로 비율이 조정된다. 여기에 포함되는 수익은 게임 패키지와 DLC(다운로드 콘텐츠), 인앱결제 등 모든 매출이다. 게임이 흥행할 수록 개발자에게 이익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표가 이뤄진지 사흘 뒤, 에픽게임즈는 자사가 준비 중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공식 발표하며 밸브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물론 발표는 에픽게임즈가 늦게 했지만 스팀이 먼저 인하안을 발표해 견제함으로써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통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운영 정책을 발표했다. 이 스토어에는 PC 및 MAC용 게임을 등록시킬 수 있으며, 개발 엔진에도 제한이 없다. 꼭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한 게임이 아니어도 유니티 등 다른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도 등록할 수 있다. 게임 서비스는 기존에 에픽게임즈가 운영하던 '에픽게임즈 런처'를 통해 이뤄진다. 사실상의 오픈 플랫폼이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개발자로서 에픽게임즈는 △공정한 경제를 갖춘 스토어 △플레이어와 직접적인 관계 맺기 등 2가지를 원했고 이는 다른 개발자들도 원하는 바다. 그래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출시해 모든 개발자의 이상에 한층 다가가는 긴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수수료다. 기존에 언리얼엔진4로 개발한 게임을 스팀에 서비스하면 개발자는 스팀에 30%, 에픽게임즈에 5%의 수익을 떼어준 나머지를 갖는다. 하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게임 출시 이후 계속 매출의 88%를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12%의 유통 수수료만 받겠다는 것이다. 스팀에 서비스하는 것보다 수수료가 사실상 1/3로 줄어든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참여하는 게임들의 라인업도 모습을 드러냈다. 7일 미국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 2018'을 통해 'ABZU' 개발진의 신작 '더 패스리스', '바스티온' 개발사의 신작 '하데스',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는 '돈트리스', 3인칭 액션 게임 '애센' 등이 공개됐으며, 2019년부터 2주에 1개씩 무료 게임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팀은 사실상의 PC 기반 디지털 유통 플랫폼의 독점 지위를 누려왔다. 때문에 그동안 제기됐던 높은 수수료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대 경쟁자로서의 잠재력을 가진 에픽게임즈가 움직이자 스팀이 인하 움직임을 보였다. 

이처럼 PC 플랫폼에서의 수수료 경쟁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수수료 경쟁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모바일 플랫폼의 양대마켓인 애플과 구글은 스팀처럼 30%의 유통 수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의 많은 개발사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언급하며 반감을 드러낸 바 있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불만만 표출할 뿐, 이를 개선하려는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그런데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이들에게 제대로 반기를 든 곳 역시 에픽게임즈였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이면서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아닌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를 진행했다. 그동안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를 통한 별도의 배포는 있어왔지만 게임 개발사가 직접 배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7일 에픽게임즈 스토어 라인업을 정식 공개하면서 내년에 PC를 넘어 안드로이드 등의 모바일 오픈 플랫폼으로 확대한다고 밝히며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낮은 수수료로 상생하는 플랫폼으로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메기 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꾸라지가 가득 든 어항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도망다니며,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생기를 잃지 않는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독점적인 지위로 높은 수수료를 받으며 편안히 배불리고 있던 이들에게 에픽게임즈라는 강력한 메기가 나타났다. 과연 이 메기는 수수료 인하 효과를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일으키며 게임 생태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