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후 여러 게임 업체들이 이 장르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배틀로얄'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다양한 게임 장르와 융합될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진화할지도 주목할 만하다. 

배틀로얄 장르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것은 총싸움(FPS) 게임이었다.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가 시리즈 최초로 배틀로얄 모드를 도입했고, 다른 유명 총싸움 게임들도 배틀로얄 모드를 주시했다. 이외에도 PC와 모바일로 다양한 총싸움 배틀로얄 게임이 출시됐다.

그리고 총싸움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게임들도 배틀로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로 적진점령(AOS, MOBA) 게임과 MMORPG다. 배틀로얄 게임을 해보고 싶었지만, 3D 멀미가 있어서 혹은 총싸움 게임을 잘 못해서 이 장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유저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MMORPG 중에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과 2019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A3: STILL ALIVE’(이하 A3)가 배틀로얄 모드 도입을 발표했다. MMORPG이기에 배틀로얄 모드에서도 다양한 직업이 구현됐고, 직업마다 전용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A3’는 선택하는 무기에 따라서 사용하는 기술이 달라지는 식이다.

검은사막의 배틀로얄 모드 '그림자 전장'

전장에 존재하는 ‘몬스터’도 변수다. 총싸움 배틀로얄의 경우 장비를 갖추고 숨어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MMORPG의 배틀로얄은 전장에 있는 몬스터를 사냥하며 캐릭터가 성장한다. 숨어만 있으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없기에 불리해지는 구조다.

A3의 배틀로얄 모드 전장

이는 자연스럽게 유저간의 충돌을 유도하고 게임 진행을 빨라지게 한다. 기존 배틀로얄의 요소에 직업 개념으로 재미를 더했고, ‘몬스터 사냥’으로 게임 진행에 가속도를 붙인 셈이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소소한’ 진화다.

다른 장르도 배틀로얄 모드를 도입했다. 외국에서 먼저 출시됐던 '배틀라이트'는 본래 팀 기반 액션 게임이었지만 최근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했고, 지난 5일 넥슨이 한국에 출시할 때는 아예 배틀로얄 모드를 포함해서 선보였다. 2015년에 텐센트가 중국에 출시한 적진점령(AOS, MOBA) 모바일게임 '왕자영요'는 지난 7월 경 '변경돌위'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배틀로얄 모드를 선보였다.

배틀로얄 모드가 포함된 버전으로 한국에 출시된 '배틀라이트'

두 게임 모두 장르의 특성상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배틀라이트’에는 약 25종의 캐릭터가 있고, ‘왕자영요’에는 약 80종의 캐릭터가 있다. 이런 다양한 캐릭터 수십 명이 한 전장에 모이면 전투의 양상이 정말 다양해진다. 게다가 팀 단위로 나눠진 것도 아니고 모든 유저들은 각자 자신을 위해서만 싸운다. 플레이할 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배틀로얄 장르의 기본적인 특징에, 전투 양상마저 항상 다르다. 덕분에 게임을 할 때 마다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왕자영요’의 경우에는 배틀로얄 모드에서 3인 파티까지 가능하다. 적진점령 게임을 하듯이 탱커-딜러-힐러 같은 '조합을 갖춘 3인 파티'로 배틀로얄 모드를 플레이하는 것도 굉장히 색다른 재미다. 물론, 여러 캐릭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익혀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두 게임 모두 기본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캐릭터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왕자영요'의 배틀로얄 모드

이외에도 ‘배틀라이트’는 배틀로얄 전장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점프대’ 같은 구조물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자신의 캐릭터가 전장 높이 점프한다. 그 상태에서 다른 유저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원한다면 다른 유저 근처로 낙하해서 바로 습격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런 장치도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틀로얄 모드의 기본적인 재미는 이미 입증됐다. 2018년에는 MMORPG와 적진점령 장르가 배틀로얄 모드를 도입해서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라며 “2019년에도 다양한 게임 장르가 배틀로얄 모드를 도입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를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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