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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라이엇과 LCK,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2019 스무살우리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이하 LCK)’가 시작됐다. 당연히 관련 커뮤니티도 들끓었다. 오랜만에 진행된 공식 경기와 슈퍼팀의 출전 때문일까? 정답은 ‘아니다’다. 중계방식에 대한 불만이 게시판을 달궜다.

이번 LCK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대회를 운영하는 국내 첫 시도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OGN과 스포티비게임즈 등 게임방송 전문제작사가 운영해왔다. 해외 리그를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꾸린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여러 국가에서 직접 대회를 꾸려온 만큼 첫 대회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애매한 면도 있다.

한 발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라이엇게임즈는 서울 종로구에 대규모의 전용 공간 ‘롤 파크(LoL PARK)’를 조성했다. 팬과 선수를 위한 공간, LoL 전용경기장 LCK 아레나, 라이엇PC방으로 이뤄진 LoL e스포츠를 위한 공간이다.

▲중계 방송 중 노출된 진에어 전략 수첩(출처=공식 중계 캡쳐)

LCK 개막일 경기에는 SK텔레콤 T1과 진에어 그린윙스, 젠지와 담원게이밍의 대결이 진행됐다. 2경기 모두 경기 내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반면 운영과 중계에서 미숙한 부분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먼저 1경기에서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코치진의 노트가 카메라에 잡혔다. 이 노트에는 팀이 준비한 밴픽 전략과 히든카드 등의 정보가 담겼다. 팀과 선수가 합심해 준비한 극비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 

기존 스포츠 중계에서는 코치진과 선수가 상의하는 상황이 중계되는 건 드물지 않다. 경기 중 진행되는 작전회의가 경기에 미치는 결과가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장면 덕에 남은 경기시간을 더 가슴 졸이며 지켜볼 정보를 얻게 된다.

반면 e스포츠, 특히 LoL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지로 전략과 상성이 크게 갈리는 만큼 중요도가 대단히 높은 정보다. 경기 중도 아닌, 경기 전에 과정에서 정보가 공개됐고,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높다.

물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런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략을 준비한 코치진이 선택적으로 공개한 정보다. 무방비 상태에서 노출당하는 것과 다르다.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사과의 뜻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진에어 측이 받아들여 사건은 일단 봉합됐다.

▲승자 인터뷰 화면이 좌우로 흔들려 시청이 불편했다는 글이 쏟아졌다(출처=공식 중계 캡쳐)

승자 인터뷰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인터뷰 중계 중 화면이 좌우로 요동쳐 시청이 불편했다. 이 문제는 선수 정면에 위치한 카메라 화면이 중계될 때 발생했다. 1경기 승자 SK텔레콤 인터뷰 화면에는 흔들리는 화면이 지속적으로 노출됐으며, 2경기 담원 인터뷰 화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몇년간 발생한 적 없는 문제가 연달아 터지면서 시청자의 불만이 더해졌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만큼, 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게임을 가장 잘 알 수 밖에 없는 개발사가 직접 e스포츠를 꾸린다는 점, 다양한 방식이 적용된 해외 중계 방식으로 진행되는 LCK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런 상황이라 팬들의 실망감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라이엇게임즈는 개막일 경기 전 미디어데이에서 경기 중계와 운영방식을 ‘왕귀형 챔피언’에 빗댔다. 확실하게 성장해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LoL 챔피언을 뜻하는 말인데, 처음엔 미숙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모두가 만족할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말이 어제의 중계를 지켜보며 머릿속을 스쳤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사후 대처다. 그동안 많은 이슈에도 유저를 중심에 둔 운영과 대책으로 인기를 유지해온 라이엇게임즈가 첫 걸음을 실수한 LCK 중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지켜보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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