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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각종 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게임 시장 전망은 ‘암울’

한국 게임 업체에 중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게임 하나만 흥행해도 개발사의 ‘팔자’가 달라졌다. 그런데 한국에 ‘사드’(THAAD)가 배치되기로 결정된 후에 그 문이 닫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는 2018년 4월부터 12월 초까지 게임 판호 발급을 아예 중단했다.

약 2년 동안 여러 가지 요인으로 닫혀있던 중국 수출길은 최근에 다시 열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문제가 놓여있다. 2018년 8월, 중국 정부는 ‘게임 총량 규제’라는 새로운 게임 규제를 발표했다. 여기에 2018년 7월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 지표가 나빠지면, 일반적으로는 게임 같은 문화 산업이나 여가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악재다.

2018년에는 ‘판호 발급 중단’이라는 악재에 시달렸던 중국 게임 산업. 2019년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규제'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2가지 악재를 마주해야 한다. 그렇기에, 2019년 중국 게임 시장은 흐리다 못해 암울해 보인다.

 

■ 시한폭탄처럼 대기 중인 각종 규제들과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

현재 중국 게임 산업은 ‘게임 총량 규제’와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라는 2개의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이들의 정체가 확실하게 밝혀진 것도 아니라서 더 불안하다.

중국 언론 CCTV가 보도한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

 

2018년 8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게임 총량 규제’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게임 총량을 통제하고, 신규 게임 수량을 제한하고, 미성년자 게임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조치 등이 포함됐다. 아직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이 내용만 가지고도 큰 ‘장벽’이 하나 생기는 셈이다.

이 중에서 미성년자 게임 사용시간 제한은 이미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에 미성년자 셧다운제와 실명 인증을 도입했고, 넷이즈는 최근 자사의 모바일 게임에 같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다른 중국 게임 업체들도 비슷한 제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넷이즈는 학부모를 위한 셧다운제 홈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었다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어느 정도 정비되면 PC 온라인게임에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인기 게임들이다. 이 제도가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모두 적용된다면, 게임 업체의 고정 비용은 그만큼 증가한다. 그리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이 감소하는 만큼, 게임 매출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신규 게임 수량을 제한하는 조치 역시 게임 업체들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관건은 ‘얼마나 제한하느냐’이다. 아직 이 부분은 밝혀진 바가 없다. 확실한 것은, 중국에서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기존보다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몽’을 꿈꾸는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도 악재다.

2018년 연말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꾸린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라는 기관도 등장했다. 이 기관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수정 명령’, ‘승인 거부(혹은 철회)’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를 들고 왔다. 이 기관의 역할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게임 사전심의 과정의 일부와 사후관리 등을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 기관이 나중에 ‘게임 서비스를 중단시킬 권한’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중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항상 신경써야 하는 칼자루'를 하나 더 마주하게 된다.

 

■ 무역전쟁으로 타격받는 중국 경제, 게임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악영향 있을 것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6.6%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7년 6.8%에 비해서 다소 낮아졌고, 천안문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던 1990년(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GDP 증가율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에게 ‘관세 폭탄’을 던지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수많은 중국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권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증시 시가 총액은 일본 증시 시가 총액에 밀려 4년 만에 전 세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1위는 미국)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은 2019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어떤 일이 추가로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게임 산업 입장에서는 악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으면, 결국 게임 산업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당장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각종 게임 업체 주가도 증권 시장의 분위기와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게임은 여가 산업이다. 어느 나라든 경제가 힘들어지면, 게임 같은 여가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된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 지표가 나빠지면, 중국 게임 산업의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준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같은 돌발 변수 없이 지속해서 성장했다. 이런 든든한 기반에서 중국 게임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토대가 흔들리게면 성장률은 꺾이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체할 수도 있다.

 

■ 게임 판호 발급 재개로 숨통은 트였지만…2019년 전망은 ‘암울’

중국 게임 산업은 2018년에 성장세가 둔화됐었다. 시장 조사 업체 감마 데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게임 산업 규모는 5% 성장했다. 2017년 23%, 2016년 17%와 비교하면 많이 감소한 수치다. 성장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주요 원인은,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됐었던 것과 신규 규제 발표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12월 말에 중국 정부의 게임 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9개월 만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019년에는 시한폭탄처럼 대기하고 있는 ‘게임 총량 규제’,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라는 새로운 기관, ‘미국-중국 무역전쟁 및 이로 인한 경제 전망 악화’라는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정리하면, 2019년 중국 게임 시장은 그저 암울해 보인다.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도 더 힘들어졌지만, 어렵게 출시한다 하더라도 ‘팔자가 바뀔’ 확률은 예전에 비해 더 낮아진 셈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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