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게임으로 유명한 '파밍 시뮬레이터'의 e스포츠 리그가 개최되어 최고의 디지털 농기구 운전사 챔피언을 가린다. 이에 과거 농담삼아 알려진 '두덕리 온라인'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으로 화제다.

'파밍 시뮬레이터'의 개발사인 자이언트 소프트웨어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23일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파밍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e스포츠 리그인 '파밍 시뮬레이터 리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리그에는 로지텍G, 인텔, 니트라도, 노블체어 등의 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한다.

파밍 시뮬레이터 리그는 유럽 전역에서 10개의 토너먼트를 기반으로 한 리그 형식으로 운영된다. 총 상금 규모는 25만 유로(한화 약 3억 2천만원)이며, 시즌이 끝나면 최고의 팀이 맞붙는 결승전이 개최되는데 우승팀에게는 10만 유로(약 1억 2천만원)가 주어진다. 

자이언트소프트웨어는 지난 2017년부터 유럽 각지에서 시범 대회인 '파밍 시뮬레이터 챔피언십'을 다수 진행하며 e스포츠화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 행사에서 진행된 종목은 세 명으로 이뤄진 팀 기록 경기로, 한 팀원이 트랙터를 이용해 일렬로 놓여진 건초를 수거해 건초더미 20개를 만들면, 나머지 팀원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이를 정해진 위치에 가장 빨리 적재를 완료하는지를 겨뤘다.

이 건초더미를 제대로 쌓지 않으면 더미가 기울어져 무너지기 때문에 빠른 제조와 정확한 적재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고 팀원간의 호흡도 중요했다. 경기도 3분 정도면 마무리가 됐기에 진행 속도도 빨랐다. 

또한 이 대회에는 많은 팀들이 참여했는데, 어린 소녀는 물론 중년 이상의 남성들도 팀을 꾸려 참여하며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오직 실력만을 겨루는 e스포츠 대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자이언트 소프트웨어의 CEO인 크리스 암만은 "경쟁적인 농사는 사람들이 이미 즐기던 것이지만 이 경쟁이 e스포츠로서는 열리지 않았다. 이 행사를 통해 우리는 농사가 실제로 재미있고 경쟁력있는 세계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파밍 시뮬레이터 리그는 게임 시리즈의 최신 버전인 '파밍 시뮬레이터 19'로 진행되며 기존에 진행된 '건초더미 쌓기'의 팀별 기록 경기가 아닌 3:3 팀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종목도 건초더미 쌓기 외에 수확이나 농사의 현장 작업 등 다양한 종목을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유저들은 이말년 작가의 웹툰에서 등장해 가상의 농사게임으로 화제가 된 '두덕리 온라인'이 실현되어 경쟁을 즐기게 된 것이 아니냐며 'e스포츠로 농민의 고충을 느끼게 되나', '홍보대사로 이말년을 섭외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파밍 시뮬레이터'는 지난 2008년 처음 등장한 이래 다수의 시리즈를 통해 유저들에게 농사는 물론 축산업과 임업 등 다양한 농촌 생활을 리얼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주는 게임이다. 작년 11월 최신 버전인 '파밍 시뮬레이터 19'가 출시됐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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