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 중인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인공지능 ‘알파스타’가 프로게이머를 상대로 10승 1패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프로게이머들과는 상당히 다른 운영을 보여줬고 교전에서의 세밀한 조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 업체 딥마인드는 지난 2016년 ‘스타2’ 개발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스타2’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은 ‘블리즈컨 2016’에서 발표됐었고, ‘블리즈컨 2018’에서는 ‘알파스타’의 학습현황이 공개된 바 있다. 그리고 한국 시각으로 25일 오전 3시, 딥마인드는 자사의 유튜브와 트위치 채널을 통해 ‘스타2’ 인공지능 ‘알파스타’와 프로게이머의 대전 결과를 공개했다.

‘알파스타’는 프로게이머와의 대전에서 10승 1패를 거뒀다. 상대는 ‘팀리퀴드’ 소속 선수 다리오 뷘시(닉네임 'TLO', 저그)와 그레고리 코민츠(닉네임 ‘MaNa’, 프로토스)였다. 10경기는 지난 2018년 12월 10일과 19일에 진행된 경기의 리플레이를 관전하는 형태로 공개됐고, 1경기는 현장에서 진행된 경기가 생중계됐다. 리플레이로 공개된 경기에서 ‘알파스타’는 10전 전승을 거뒀고, 현장에서 생중계된 마지막 경기에서는 그레고리 코민츠에게 패배했다. 참고로, ‘알파스타’는 프로토스 종족으로만 플레이했고, 상대하는 프로게이머 2명도 프로토스 종족만 선택했다.

'팀리퀴드' 소속 그레고리 코민츠 선수

‘알파스타’의 경기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프로게이머들과 다른 운영을 보여줬다. 프로게이머들은 상대의 초반공격을 대비하기 위해 입구 근처에 관문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파스타’는 넥서스 근처에 관문을 건설했다. 이는 상대의 초반 공격에 취약한 구조다. 실제로 ‘알파스타’는 다리오 뷘시의 초반 공격에 탐사정을 잃기도 했다. 그리고 앞마당 확장 기지를 건설하지 않고 본진 자원으로만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프로게이머들은 잘 선택하지 않는 유닛 조합을 보여주기도 했다.

교전이 발생했을 때의 조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수의 추적자들이 점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교전에서 이득을 취했다. 수송유닛인 차원 분광기에 추적자를 태우고 내리며 교전에서 이득을 취하는 세밀한 콘트롤도 보여줬다. 그리고 인공지능이다보니 이런 세밀한 조작에서도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 게임 후반에는 예언자나 분열기처럼 조종하기 까다로운 유닛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가 자신의 기지를 공격했을 때 바로 자신의 탐사정을 동원하는 빠른 판단력도 보여줬다.

정리하자면, '알파스타'는 전략-전술이나 판짜기 같은 '운영'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프로게이머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교전에서는 극한의 유닛 콘트롤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알파스타'를 개발한 딥마인드 관계자들

‘알파스타’와 대결한 그레고리 코민츠는 현장에서 “경기 전(2018년 12월 19일에 열린 경기를 말함)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결과는 5전 5패였다. ‘알파스타’가 내가 평소에 접하지 못한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상대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스타2’가 아니라 다른 ‘스타2’를 하는 듯 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방식을 접할 수 있었던,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지금도 계속 ‘알파스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상대한 ‘스타2’ 프로게이머들도 최정상에 있는 선수들은 아니었다.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승부를 겨룬 것처럼, 언젠가 ‘알파스타’가 한국의 조성주 선수같은 최정상급 선수들과 승부를 겨루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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