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하’가 역대급 관심 속에 사전예약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하루 만에 50만명을 모았고, 다음날에는 100만 유저가 참여를 신청했다. 열흘 뒤에는 대작의 기준이 된 200만 고지를 넘었다. 시장을 흔든 모바일 대작과 비교되는 속도다.

사전예약 200만은 선택된 게임만이 오른 기록이다. 여러 대작 IP가 쏟아진 한국에서도 이 기록을 넘어선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구글플레이 상위권에 자리한 게임 중 ‘리니지M’,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여기 속한다.

2016년 12월 출시돼 지금도 인기순위 최상위권에 등재 된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0만 사전예약 참가자를 모으는데 약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이는 공식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정확한 일자는 아니다. 단, 사전예약자 수가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이며,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추세를 생각했을 때 모집 기간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가장 알찬 시간을 보낸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사전예약 시작 21일 만에 기록을 달성했다. 하루에 10만명 꼴로 사전예약에 참여한 셈이다. 당시 펄어비스는 원작에 대한 기대감과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그래픽 수준,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영지 기반의 캐릭터 시스템 등이 원인으로 꼽았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사전예약자 수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게임이다. 넷마블이 캐릭터 명(이름)과 서버를 사전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전예약자 모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단, ‘리니지2 레볼루션’의 기록을 통해 사전예약자 수를 추정할 수는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론칭 시점에서 100개의 서버를 열었다. 당시 사전예약자 수는 약 340만명이다. 따라서 같은 100개의 서버로 론칭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역시 비슷한 수준의 사전예약자를 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서버 하나당 3.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60개 서버가 마감된 접수 8일 차에 200만 예약자를 모았다고 볼 수 있다.

‘리니지M’의 기록은 넘을 수 없는 벽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4월 사전예약 기록으로 게임 시장을 흔들었다. 당시 엔씨소프트 발표에 따르면 8시간 만에 100만명이 참여를 신청했고, 삼일 만에 200만 고지를 넘었다. 최종 성적은 500만명 이상이다.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쟁쟁한 IP(지식재산권)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다. 최고 기록을 달성한 ‘리니지M’은 한국게임의 대명사처럼 사용되는 ‘리니지’를 근간으로 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형제작도 엔씨소프트의 IP를 기반으로 넷마블의 해석이 가미돼 큰 사랑을 받았다.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서비스 성과가 정점에 달한 상태에서 모바일 버전 출시가 발표돼 시너지(상승효과)를 냈다.

반면 ‘트라하’는 신규 IP로 200만 고지를 넘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넥슨이 발표에서 신규 IP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모집 속도도 쟁쟁한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대작 게임이 뜸한 시기를 고려해도 빠르다.

약 2개월이 남은 ‘트라하’의 로드맵도 공개된 상태다. 오는 3월 21일 서버와 캐릭터명 선점 서비스를 열고, 약 20일 뒤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사전예약 가입자 수가 뜸해지는 시점에서 이슈 몰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쉽지만 비공개 테스트(CBT)는 계획에서 제외됐다. 

이와 같은 사전예약자 수치에 사전예약 참가자가 정식(시드) 유저로 전환되는 비율 15%(업계 추산)를 적용하면, 약 30만 유저를 유치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흥행작 못지않은 속도로 탑(TOP)5 진입도 쉽게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라하’는 넥슨의 새 얼굴이자 IP로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에 부합한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단추는 잘 끼운 ‘트라하’가 넥슨의 시그니처(Signature) 라인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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