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 관련 논란이 벌어진 대만 게임 ‘환원: 디보션’이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개발사는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라며 “판매가 재개될 때는 유저들이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환원: 디보션’은 대만 게임 개발사 레드 캔들 게임즈가 지난 19일 스팀을 통해 출시한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과 공포감으로 출시 직후에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출시 시점부터 한국어도 지원했다.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부적’에 적힌 문구 때문에 최근 논란이 벌어졌다.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이 부적에 중국 시진핑 주석을 뜻하는 한자와 ‘곰돌이 푸’를 뜻하는 한자가 붉은색으로 나란히 적혀있고, 부적의 가장자리에는 상대의 어머니를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대만 방언이 적혀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참고로, 중국에서 ‘곰돌이 푸’라는 문구와 사진은 검열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가 2018년에 개봉한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한국명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도 중국에서 개봉되지 못했다.

유저들이 발견한 것들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그리고 이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 중 일부는 스팀의 판매 페이지에서 이 게임에 대한 평점을 최저로 주는 이른바 ‘평점 테러’를 가했다. 심지어, 레드 캔들 게임즈가 예전에 스팀에 출시했던 ‘반교: 디텐션’의 평점도 갑자기 내려갔다. 정황상, 게임을 구매한 중국 유저들이 '평점 테러'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이 벌어지자, 레드 캔들 게임즈도 스팀 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레드 캔들 게임즈는 “한 개발자가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면서 이런 문구를 넣었는데, 정식 출시 버전에서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다. 다른 개발자들은 이런 문구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라며 “한 유저가 비공개 제보로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줬고, 개발팀은 한 시간 안에 그 문구를 다른 문구로 대체했다. 삭제된 문구는 레드 캔들 게임즈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이 게임의 이야기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유저들은 게임에 등장하는 다른 문구들에도 '혹시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유저들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만한 문구가 없는지 게임을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 이에 레드 캔들 게임즈는 “게임에 대한 잘못된 유언비어와 조작된 스크린샷 등이 유포되고 있다. 다른 뜻을 담은 문구, 정치적인 뜻이 담긴 문구는 이제 없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과 '평점 테러'는 계속 이어졌다.  

결국 레드 캔들 게임즈는 한국 시각으로 26일, 스팀에서 이 게임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 게임과 관련된 동영상도 유튜브 채널에서 대부분 내려간 상태다. 레드 캔들 게임즈는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라며 “개발팀은 게임 내에 오해를 살만한 문구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판매가 재개됐을 때에는, 유저들이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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