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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기어 RBK20 공유기, 작지만 센 녀석이 예쁘기까지 하다

공유기 시장에 특이한 녀석이 튀어나왔다.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넷기어 ‘오르비(Orbi)’ 공유기다. 유선형의 날렵한 모양과 생김새, 안테나를 안으로 품은 디자인이 투박한 공유기와 차별화된 포인트다.

사실 공유기를 선택할 때 디자인은 고민할 거리가 아니다. 인터넷 회선 속도에 맞춰 최대한 빨리,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분배해주는지를 먼저 살핀다. 디자인보다는 성능을 우선해 선택하고, 설치한 뒤에는 눈에 띄지 않게 숨기는 게 일반적이다. 디자인을 강조한 오르비는 이런 시장의 흐름에 반기를 든 이단아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모양만 예쁜 게 아니다. 우선 무선 공유기의 미덕인 커버리지가 넓다. 무선 신호가 잡히지 않는 음영지역이 적다는 뜻이다. 한 세트인 공유기(라우터)와 새틀라이트가 넓은 공간에 신호를 뿌린다. 

위성이란 명칭이 붙은 새틀라이트는 무선 신호 확장기다. 일반적인 와이파이 증폭기와 달리 오르비 공유기를 위한 전용 제품이다. 차이는 별도의 설정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설치와 확장이 쉬워,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미덕을 갖췄다.

오르비 시리즈는 총 3개 제품이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장 젊은 막내 제품은 오르비 마이크로 RBK20(이하 RBK20)이다. 같은 제품군의 기기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착하다. 그렇다고 성능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프리미엄 제품군 오르비의 이름에 걸맞은 성능을 갖췄다.

 

■ 모던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곱상한 외모

RBK20의 강점은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이다. 먼저 디자인을 보자. 유선형으로 디자인된 몸체와 하얀 색상은 깔끔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크기는 142 x 60 x 167mm로 같다. 각각 얇은 소설책 한 권 정도의 사이즈다. 덕분에 책장과도 무난하게 어울리며, 작은 소품과 함께 꾸며도 위화감이 없다.

첫 인상은 깔끔하다. 흰색과 곡선의 매력이 모던한 매력을 풍긴다. 정면은 잘 빚은 백자를 연상케 한다. 아래쪽이 두껍고, 위쪽이 약간 좁아 제품을 설치했을 때 안정감이 있다. 정면 아래쪽에 새겨진 제품명도 멋스럽다.

위쪽은 타원형 구조다. 가운데에는 통풍구와 기기 상태를 알려주는 LED가 배치됐다. LED는 전원을 켜면 하얀색으로 점멸한다. 사용 준비(부팅) 중이란 뜻이다. 연결이 정상이라면 파란불이 들어온 뒤 꺼진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거나,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으면 보라색으로 표시된다.

측면과 뒷면 디자인도 일관성이 있다. 얇은 측면은 덮개가 연결된 부분이 보이며, 뒷면에는 일반적인 포트와 버튼들이 배치됐다.

공유기 뒷면 아래쪽에는 작은 통풍구와 싱크 버튼, 인터넷(WAN) 포트, 랜(Ethernet) 포트, 파워 버튼, 전원 연결부, 리셋 버튼이 배치됐다. 새틀라이트도 같은 구성이지만 인터넷 포트 대신 랜 포트가 달려있다. 

▲위쪽이 공유기, 아래쪽이 새틀라이트다

이 제품을 처음 받으면 뭐가 공유기이고, 새틀라이트인지 헷갈릴 수 있다. 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총 세 가지다. 처음 박스를 열면 공유기와 새틀라이트가 투명 필름에 적혀있다. 또, 기기 위쪽의 타원형 부분이 하늘색이면 공유기다. 하얀색은 당연히 새틀라이트다. 그래도 구분이 어렵다면 기계 뒤쪽을 보자. 노란색으로 강조된 인터넷 포트가 있는 게 공유기다. 

아래쪽은 환풍구와 미끄럼방지 고무패드가 있다. 냉각팬이 없는 무팬(Fan-less) 방식으로 내부를 식힌다. 이를 위한 통풍구가 아래쪽에 넓게 배치됐다. 아래쪽과 뒷면 환풍구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가고, 더운 공기를 위쪽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 오르비만의 매력, 자동으로 넓어지는 와이파이

와이파이 신호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을 없애는 방법은 꽤 있다. 공유기를 늘리거나, 와이파이 증폭기를 설치하면 된다. 하지만 단점이 많다. 공유기를 늘리면 추가로 유선 연결이 필요하다. 허브를 사거나 인터넷 회선을 하나 더 설치하는 등 지출도 뒤따른다. 와이파이 증폭기는 설정도 어렵고, 와이파이 이름(SSID)이 달라 이동할 때마다 새로 설정해야 한다. 한마디로 귀찮다.

오르비 제품은 이런 문제가 없다. 기계를 켜면 공유기와 새틀라이트가 자동으로 연결된다. 막내인 RBK20도 마찬가지다. 기계를 설치해 전원만 켜기만 해도 알아서 통신을 시작한다. 넷기어 제품 설명에 따르면 두 기기가 커버하는 넓이는 최대 250제곱미터(약 75평)다. 

RBK20으로 구성한 와이파이 지역에서는 이동도 자유롭다. 하나의 와이파이 이름을 사용함으로 한번 연결하면 공유기나 새틀라이트 신호가 닿는 어느 곳이든 끊김이 없다. 공유기 근처에서 와이파이를 쓰다가, 이동하면 자동으로 신호가 강한 쪽으로 알아서 연결된다.

▲네 가지 방법으로 최대 3대의 세틀라이트를 연결할 수 있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무선 연결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유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공유기 랜 포트에 랜선을 꼽고, 반대쪽에 새틀라이트에 꽂으면 연결된다. 통신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오르비의 강점은 설치의 간편함을 희생해야 한다.

▲새틀라이트 추가 방법은 공유기 설정을 참고하면 된다

RBK20을 제대로 설치해도 음영지역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장애물이 많거나, 250제곱미터 보다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럴 땐 새틀라이트를 추가해 음영지역을 메우면 된다. 새틀라이트는 공유기 한 대당 세 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많은 새틀라이트를 연결할 때는 무선, 무선+유선, 유선 등 다양한 방식을 지원하니 설치하는 장소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고르자. 참고로 RBK20 용 새틀라이트(RBS20)는 상위 기종인 넷기어 오르비 RBS50와 연결해 쓸 수 있다.

 

■ 디자인보다 뛰어난 성능

RBK20은 모던 디자인과 편의성이 돋보이는 프리미엄 공유기다. 기본인 스펙도 프리미엄 급이다. 최대 400Mbps 속도의 2.4GHz 밴드와 866Mbps 5GHz 밴드 두 개를 쓸 수 있는 AC2200 트라이밴드 공유기다. 5GHz 밴드 하나는 공유기와 새틀라이트를 연결하는 통로(백홀)다. 

넓은 신호 범위는 고성능 안테나가 책임진다. RBK20의 공유기와 새틀라이트는 각각 4개의 안테나를 품고 있다. 이를 통해 단말기가 있는 방향으로 신호를 집중하는 빔포밍+(Beamforming+)와 MU-MIMO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간편하게 초기 설정을 마칠 수 있다

본격적인 테스트를 위해 사무실에 기기를 설치했다. 새틀라이트는 출입문 쪽에, 공유기는 창가 쪽에 배치했다. 무선 신호 강도와 범위를 알아보기 위해 사무실과 복도, 계단실에서 신호를 측정했다.

▲왼쪽부터 사무실, 복도, 계단실 측정 결과

먼저 신호 강도다. 공유기만 켠 상태에서 사무실에서는 –39dBM, 복도에서는 –54dBM, 음영지역인 계단실에서는 –80dBM이 나왔다. 벽 하나 정도의 장애물은 공유기 하나로도 충분히 커버됐다. -60dBM 중후반 강도에서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

▲재측정 결과. 오른쪽은 와이파이 애널라이즈로 측정한 5GHz 밴드 신호 강도

새틀라이트를 켠 후 신호가 가장 약했던 계단실에서 신호강도를 다시 측정했다. 새틀라이트와 연결된 결과 신호강도가 –63dBm으로 세졌다. 신호를 측정한 장소나 위치에 따라 최대 –50dBM까지 신호가 나왔다. 통신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 실사용에 문제없는 공간으로 변했다. 

▲네트워크 구성(맵)과 속도 측정 결과

속도 측정을 위해 500Mbps 급 인터넷 회선과 공유기를 연결했다. 측정 도구로 LG G6 스마트폰과 넷기어 오르비 어플리케이션(앱)을 썼다. 먼저 공유기 근처에서는 다운로드 속도가 440Mbps, 업로드 속도가 167Mbps로 나왔다. 이후 테스트에서도 400Mbps 초중반의 속도가 나왔다. 

시멘트 벽으로 막힌 곳에서도 다운로드 402Mbps, 업로드 114Mbps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중계했다. 단, 5GHz의 특성상 새틀라이트와 거리가 멀어지면 다운로드 속도가 200Mbps 초반까지 떨어졌다. 측정 중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 밴드가 2.4GHz로 연결된 상황이었다.

 

■ 모던 디자인과 넓은 커버리지, 자녀 보호를 위한 앱까지 제공

프리미엄 공유기의 다양한 기능과 빠른 속도는 높은 스펙이 조건이다. RBK20은 퀄컴 쿼드 코어 CPU와 512MB RAM을 사용한다. 넉넉한 처리 속도는 빔포밍+와 MU-MIMO 등 통신 안정성과 속도를 올려주는 부가기능 성능도 올려준다. 넓은 커버리지는 와이파이 연결되지 않을 때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공유기와 연결된 기기를 제어하는 디즈니 서클 기능. 어플리케이션과 설정 페이지에서 설치할 수 있다

이밖에 스마트한 자녀 보호를 위한 ‘디즈니 서클’ 기능도 눈에 띈다. 이 앱은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막거나, 인터넷 접속을 원격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종의 블랙리스트 기능이다.

단점도 있다. 먼저 랜 포트가 너무 적다. 아직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기기가 많고 속도도 빠르다. 무선 랜이 없는 데스크톱 컴퓨터, 게임기, 빠른 통신속도가 보장돼야 하는 네트워크 저장소(NAS)는 아직 유선 연결이 낫다. 설치할 기기가 많은데, 랜 포트 수가 적다. 물론, 최신 기기는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지원해 큰 문제는 아니다. 유선 통신의 안정감이 없다는 작은 문제다.

USB 포트가 없는 것도 걸린다. 대부분의 유저에게는 크게 상관없는 기능일 것이다. 그런데, 있어도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쓰는 것의 차이는 크다. 프리미엄 공유기 ‘오르비’의 이름을 쓰는 만큼, USB 포트 정도는 탑재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소소한 불만을 생각해도 RBK20의 매력은 희석되지 않는다. 탄탄한 기초체력은 소호(스몰 오피스-홈 오피스, SOHO)를 꾸미는데 부족함이 없다. 편리한 설치와 자녀 보호 기능은 오히려 가정에서 홈 네트워크를 꾸리라고 권유하는 것 같다. 가구나 배치에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도 같은 맥락이다.

무선 공유기는 생활에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 됐다. 더 강하고 넓은 무선 인터넷 환경을 꾸리고 싶은데 디자인이 고민인 곳이 RBK20이 빛을 발휘할 장소일 것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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