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지분 투자를 단행한 업체들의 게임이 연이어 흥행 반열에 오르며 성과를 거두고 있어, 그동안 보여줬던 위메이드의 투자 안목에 다시 한 번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위메이드는 장기 지분 투자를 통해 게임 서비스 외적인 수익을 거둬왔다. 레이드몹에 투자해 '루디엘'이 히트했고, 넥스트플로어에 투자한 뒤 출시된 '데스티니차일드'는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네시삼십삼분 역시 '블레이드', '영웅' 등 국내 시장에서 흥행을 기록했던 게임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들이 거둔 수익은 위메이드에도 나눠졌다.

특히 250억원을 투자해 보유했던 카카오의 지분을 지난 2017년 4월, 약 1,900억원에 매각하며 약 8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은 위메이드 투자 히스토리의 백미였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다시 투자에 활용됐고, 이때 투자된 회사가 엑스엘게임즈와 하운드13이었다.

현재 위메이드가 지분 투자를 단행한 회사는 엔드림, 하운드13, 펄사크리에이티브, 시프트업,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엑스엘게임즈, IMC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이다. 그리고 이중 최근까지 명확한 성과를 거둔 업체는 하운드13, 펄사크리에이티브다. 

하운드13은 액션 RPG ‘드래곤네스트’의 개발을 총괄한 박정식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50여명의 개발진이 약 4년을 투자해 개발한 모바일 액션 RPG '헌드레드 소울'을 지난 1월 출시했다.

박정식 대표 특유의 화풍과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액션을 모바일에 구현한 것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까지 이른바 착한 과금제를 적용하며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유저들이 과금을 하겠다고 앞장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초반의 우려를 씻고 국내 양대 마켓에서 매출 최고 순위 13위까지 오르며 게임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게임으로 인식됐다. 현재는 다소 순위가 떨어졌지만 조만간 진행될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펄사크리에이티브는 국내 최정상급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며 '리니지2'의 아트 디렉터를 역임했던 정준호 대표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넥슨을 통해 최근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한 모바일 수집형 RPG '린 : 더 라이트 브링어'는 정 대표 특유의 독보적인 아트페인팅 텍스처 기법이 더해진 120여 종의 캐릭터, 2D 일러스트를 3D 모델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 화려한 그래픽, 각 스토리마다 제공되는 시네마틱 컷신과 궁극기 스킬 연출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런칭 초반 구글플레이의 오류로 인해 매출 순위가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으면서 흥행 여부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지만 지난 19일에 이 문제가 해결되며 제대로 된 순위가 공개, 국내 양대 마켓에서 매출 최고 순위 3위까지 오르며 최근에 출시된 국내 신작 게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위메이드의 투자사가 연타석으로 득점타를 날린 셈.

그리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게임을 선보일 곳으로는 엑스엘게임즈와 시프트업, 엔드림이 꼽힌다. 

작년 말 추가 투자를 받으며 위메이드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던 엑스엘게임즈는 현재 송재경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지휘하는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를 개발 중이며, 라인게임즈와 결별하고 카카오게임즈와 손을 잡은 뒤 연내 출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인 만큼 탄탄한 게임성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엑스엘게임즈가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될 2개의 신작 RPG를 개발 중인 것이 최근 확인되면서, 엑스엘게임즈는 위메이드의 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개발사인 시프트업은 위메이드의 넥스트플로어(현 라인게임즈) 투자 후 게임 출시로 인연을 맺은 뒤, 작년 말 위메이드에게 직접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6년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 이후 신작 소식이 없었던 시프트업은 오는 4월 6일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개발 중인 신작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신작은 최신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블레이드&소울'과 유사한 스타일의 하이 퀄리티 비주얼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은 흥행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이시티의 최대 주주이자 게임 개발사인 엔드림도 작년 말 위메이드에게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신작 개발에 힘을 받고 있다. 위메이드의 투자를 계기로 엠드림은 전략 게임을 주로 만들어 온 김태곤 상무가 개발 총괄을 맡아 '미르W'(가칭)를 개발 중에 있다.

'미르W'는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해 개발 중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데, '미르' IP가 중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또한 '라그나로크'와 '그라나도 에스파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만든 김학규 대표의 IMC게임즈도 신작 모바일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 모바일', 그리고 '블레이드'의 제작자인 김재영 대표가 설립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신작 모바일 MMORPG 등이 흥행의 꿈을 꾸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게임 개발사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위메이드는 여전히 중국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다른 상위급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위메이드의 투자 안목이 어떤 회사로 향하게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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