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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이 제품 결함을 인정하는 방식은?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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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자가 애플 제품을 아직 쓰지 않을 때 애플의 장단점을 글로 써서 올리면 그 댓글에 항상 올라오는 문구가 있었다. '애플 제품을 써보시면 그런 말 못하실 겁니다' 라든가 '실제 제품을 사용하고 계시다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도 있으니 이 말 자체가 틀리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실제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프로 등을 써보면서 생각보다 훌륭하다고 느낀 점도 많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 애플 제품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체감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중요한 문제는 신제품에서 나타나는 결함이 상당히 있는데 막상 애플 공식홈페이지나 AS센터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침묵한다는 것.

지금도 종종 문제가 되는 아이폰의 안테나게이트는 아이폰4가 쥐는 방법에 따라 수신률이 달라지는 치명적 결함이었지만, 애플은 초기에 이 문제를 부정하다가 계속 확대되자 무료 케이스를 주는 방법으로 수습했다. 그리고 다음 아이폰 모델부터는 접지부품을 추가해서 해결했다. 결국 설계 결함이었지만 당시에는 절대로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맥북 제품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맥북에어 1세대 모델에서 상판과 하판을 잇고 접어주는 힌지 부품의 불량을 몇 년이나 넘은 뒤에 인정하고, 새 부품으로 교체해준다고 발표했다. 

2014 맥북 프로의 화면 코팅 결함으로 벗겨짐 현상도 있었다. 이 문제는 2년 이상 지난 뒤에 미국에서 집단소송까지 진행되자 뒤늦게 전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상교체와 리콜을 실시했다. 

또한, 2016년부터 도입한 맥북 버터플라이 타입 키보드가 먼지로 인해 타이팅 불량이 일어나는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2년 뒤에야 무상교체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처럼 애플은 최소한 2년 이상이 지난 뒤에야 제품 결함을 인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애플 제품의 기본 무상보증 기간은 국내에서 1년, 해외에서도 2년을 넘지 않는다. 무상보증 기간이 지나고 사용자 상당수가 새 기종으로 넘어가거나 자비로 수리받은 이후에야 결함을 인정하며, 조용히 넘어가려는 의도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번에 2018년 맥북프로에서 다시 결함 이슈가 발생했다. 외국 IT 매체인 퍼질라(Fudzilla)는 애플이 맥북프로에 대한 디자인 결함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렉스 게이트(Flexgate)라고 명명된 이번 결함은 노트북 본체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연결되는 리본 케이블이 너무 꽉 연결되어 있어 금방 마모된다는 부분이다. 애플 제품 분해사이트인 아이픽스(iFixit)는 애플이 2018년형 맥북프로에서는 그 리본케이블을 보다 길게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했다는걸 발견했다. 결국 애플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조용히 문제점을 해결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미 결함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에 대한 조치다. 애플은 이 결함 인정을 거부했으며 아마도 최소한 1년 이상이 더 지나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질 무렵, 조용히 무상수리를 발표할 것이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항상 해오던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인해 수리비를 절감하고, 기업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애플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런 방식에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익숙해진다면, 제품 발표 초기에 순순히 제품 결함을 인정할 회사가 있을 지도 의문이다.

사용자는 바보가 아니다. 이런 애플의 편법에 가까운 결함 인정에 대해 사용자 역시 편법으로 응수하고 있다. 주요 커뮤니티에는 이미 맥북 프로에 대해 '만일 제품에 코팅 벗겨짐이 발생하면 즉시 교체하지 말고 보증기간 동안 최대한 사용하며 기다려라. 그 동안 버터플라이 키보드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서 교체하면 화면으로 인해 상판을 교체하고 키보드로 하판을 전부 교체해 준다. 그럼 상판+하판 교체는 새 제품이나 마찬가지다'라는 친절한 팁이 올라오고 있다. 

기업이 꼼수를 이용하면 사용자 역시 꼼수를 이용하는 데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 애플이 제품결함을 인정하는 방식은 단순히 나만 이익을 보면 된다는 이기심에서 발생한다. 이 부분에 대한 신선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애플 홈페이지>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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