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코리아가 더 멋진 게임 세상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국내 론칭일을 12일로 깜짝 발표했다. 이 소식은 3일 서울 강남구 글래드라이브강남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식으로 소개됐다.

이날 행사는 에픽게임즈와 에픽게임즈코리아의 2018년 성과를 돌아보고, 올해부터 시작될 새로운 사업과 언리얼엔진의 새로운 기능 소개, 신규 사업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즈는 불확실한 한국시장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계속 성장하는 에픽게임즈코리아로 자리 잡았다”라며 “앞으로도 게이머와 유저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보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언리얼엔진 사용자, 2018년에도 꾸준히 증가

먼저 지난해 사업성과가 소개됐다. 발표는 에픽게임즈코리아 권혁민 라이센스 담당이 맡았다. 발표에 따르면 언리얼엔진의 전 세계 사용자 수는 약 750만이다. 2017년 500만명에서 50% 증가했다. 무료 라이센스 정책이 성장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국은 유저 수가 지속해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2017년)대비 71% 증가했다. 일일 사용자 수(DAU)는 3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을 공유하는 오프라인 컨퍼런스 참석자 수도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한국에서 언리얼엔진이 쓰인 대작(AAA) 라인업으로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2’, ‘프로젝트 TL(더 리니지)’, 넷마블 ‘세븐나이츠2’, 넥슨 ‘트라하’, ‘드래곤하운드’, ‘프로젝트 BBQ(바베큐)’, '카트라이더‘ 후속작 등이 소개됐다. 권 담당은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여전히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첨언했다.

비게임분야 영향력도 커졌다. 제품(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가 디자인과 세일즈 상품을 언리얼엔진으로 제작해 사용 중이다. 가구업체 스틸케이스는 6만개 이상의 가구와 2만개의 재질로 제품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한다.

영상 분야의 사례도 많아졌다. 미국 방송국 웨더 채널은 증강현실(AR) 기능을 사용해 날씨 정보의 이해를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선거방송, 한국은 드라마 제작, 유명 뮤지션은 공연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상 부동산 모델 하우스 서비스와 디지털 휴먼 ‘빈센트’ 개발에 쓰였다.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 덕분에 게임업체 최초로 에미상(Emmy) 2017-2018 시즌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3D 엔진 소프트웨어’ 부문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실시간 광원-대규모 물리 엔진 업데이트 예고

앞으로 도입할 신기술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먼저 올해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서 공개한 렌더링 기술을 발표했다. 퀵셀 시네마틱 영상을 렌더링하는 ‘리버스’와 실시간 광원효과를 적용하는 ‘트롤’ 등이다. 

‘리버스’는 사진과 같은(포토 리얼리즘)을 위한 기술이다. ‘트롤’은 영상 콘텐츠에서 사용하는 광원효과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이다. 이 기능은 4.22 업데이트에 포함되며, 레이트레이싱(RT) 콘텐츠 제작에 쓸 수 있다.

새로운 기기(디바이스)에 대한 협력체계도 지속한다. 먼저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 지원,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매직리프’를 통해 디지털 휴먼 ‘마이카’와의 소통 등이 사례로 소개됐다.

차세대 물리 엔진 ‘카오스’도 소개했다. 대규모 물리 효과와 오브젝트를 파괴하는데 특화된 엔진이다. 소개에 따르면 영화와 같은 파괴 연출을 구현하는데 주로 사용하며, 물리효과를 강조하는 콘텐츠 개발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개발자에게는 4.23 패치에 얼리 액세스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 개발자 지원 규모도 20배 늘려

개발자를 지원하는 ‘그랜트’ 프로그램 규모도 키웠다. 에픽은 지난해 세계 업체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한국은 11개 업체가 혜택을 봤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에픽 메가그랜트’는 총 1억 달러(약 1132억원)이다. 규모가 20배 늘었다.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는 물론, 개발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기술을 공유하는 개발자도 대상에 포함한다. 또, 다른 엔진 혹은 툴셋을 언리얼엔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무료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 ‘에픽 온라인 서비스’와 ‘에픽게임즈 스토어’다. ‘에픽 온라인 서비스’는 유통 플랫폼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다.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한 노하우를 살려 운영과 업적, 순위, 통계, 파티, 매치메이킹, 음성채팅, 인벤토리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4월 12일 문을 열 에픽게임즈 스토어도 깜짝 발표했다. 먼저 소비자에게는 2주마다 새로운 무료게임을 제공하며, 개발사를 위해서는 수수료를 낮춘 게 특징이다. 개발사의 플랫폼 이용 수수료는 12%다. 유통 플랫폼에 있어 중요한 라인업으로 ‘헤비레인’, ‘디트로이트비컴휴먼’으로 유명한 퀀틱드림의 작품들을 서비스한다.

이밖에 론칭 타이틀 예정작은 △뱀파이어 △다크사이더3 △월드워Z △서브노티카 △하데스 △슈퍼미트보이 △하이드앤식 △마이타임엣포르티아 △제네시스알파원 △아웃워드 등이 소개됐다. 한국어 지원은 개발사의 의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어 국내법을 존중하며, 철저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에픽 온라인 서비스’는 개발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한을 줄였다. 또, 무료로 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로서, 운영과 인프라, 신뢰성을 개발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유저와 개발사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을 간추린 내용이다.

Q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생각보다 일찍 오픈한다. 준비가 부족할까 걱정된다.
에픽게임즈는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론칭 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서 운영하겠다. 한국 서비스를 위한 내부 운영팀은 약 5명이다. QA는 외주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먼저 스토어에는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만 쓸 수 있다. 앞으로 여러 결제 수단을 하나씩 추가할 계획이다.

Q 5G가 곧 상용화된다. 에픽게임즈의 대응이 궁금하다.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손잡고 ‘스태디아’를 지원한다. 이밖에 가상 모델 하우스와 같은 부동산 프로그램과 같은 서비스도 5G를 기반으로 저변이 넓어질 것 같다.

Q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어떤 게임이 유통될지 궁금하다.
독점게임은 최대한 확보하겠다. 론칭 초기에는 독점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 있다. 단,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며, 게임을 만든 파트너사가 결정할 일이다. 수수료 부담이 적은 편이라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Q 플랫폼 운영 방식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에픽게임즈가 추천게임과 순위를 결정해 노출하는 식인가.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가까운 형태다. 유저와 소비자가 선택한 정보들이 반영된다. 유저와 개발업체가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접근방식이 (기존 플랫폼과)다르다.

Q 자율심의기구를 신청했다. 스토어 론칭일을 발표한 것과 관계있나.
올해 중에 스토어를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지사도 빨리 준비해야 된다. 자율심의기구를 신청한 상태이며, 심사가 반려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준비했다. 자율심의를 하더라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은 기존 방식을 써야 한다. 론칭 타이틀의 경우 직접 심의를 받았거나, 우리가 도움을 줬다. 앞으로 에픽게임즈가 재미있는 게임이 한국에 더 많이 서비스 되도록 돕는 방안을 고민하고, 결정하겠다.

Q 유통 플랫폼이 자리를 잡으면 본업에 소홀해 지는 경우가 있다.
오늘 소개한 4개의 주요 사업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언리얼엔진으로 만든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며 얻은 노하우가 각 사업에 반영됐다.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도 여러 업무를 오가는 경우도 있다. 인력이나 매출로 핵심 사업을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한동안 횡종연합하며 유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 같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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