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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5G, 최초가 아닌 최고를 향하면 안되나?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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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흔히 '나중에 남는 건 기록 뿐이다'는 말을 한다. 어떤 경기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정량화되지 않는 경기 내용이나 감동 같은 건 사라지기 쉽지만, 스코어나 순위는 뚜렷하게 남는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이게 어디 경기 뿐일까. 지역구가 있는 정치인도 눈에 안보이는 교감이나 도덕성이 아니라 다리, 건물, 공원 같은 치적사업을 중시한다.

그래서일까? 5G 서비스를 둘러싼 우리 정부와 통신업계의 관심은 숫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이번 5G서비스의 '세계 최초'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사용자 입장에서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5G 세계 최초냐 아니냐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최고가 중요하다. 세계최초는 세계최고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4월 8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실현을 위한 5G플러스 전략 브리핑을 통해 이처럼 말했다. 얼핏보면 정부가 최고 서비스를 지향하는 매우 바람직한 말로 들린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말은 바로 직전까지는 최초가 더 중요했다라는 반증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이런 사건에는 미국의 과욕도 있었다.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이 일정을 앞당겨 4월 4일, 5G 상용화를 발표하려 했다.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려는 의도다. 여기에 한국이 미국보다 58분 빠른 3일, 밤 11시에 기습적으로 미리 정한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갤럭시S10 5G를 개통했다. 버라이즌의 일반 가입자 개통은 5일 이뤄졌다. 버라이즌은 모토Z3 LTE단말에 5G 모듈을 적용한 스마트폰이고,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지역 일부에서만 서비스된다. 이렇게 되자 누가 최초 서비스냐를 둘러싸고, 한미일 언론이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런 일정과 관련해 유영민 장관은 “정부가 최초라는 타이틀에 무리하게 하지 않았느냐는 말이 있다. 무리하게 했다”라고 인정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그 타이틀이 매우 중요했다는 말이니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1시간 남짓 빠른 최초 서비스가 사용자 입장에서 무엇이 그리 중요할까? 유 장관은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답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무리를 했다면 그와 동시에 무엇을 할 지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우리 5G서비스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했을까?

언론 보도에 의하면 벌써부터 5G 가입자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G가 터졌다, 안터졌다 한다든가 통신망 품질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5G 서비스는 대도시에서도 안 되는 지역이 더 넓다. 일부 사업자는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 일부 지역에만 통신망을 구축한 상태했다. 설사 서비스 반경에 포함된 지역이라 해도 지하철 역과 열차 안, 실내와 건물 지하 등에서는 안 된다. 이런 상태로 최초 서비스를 했다는 것이 사용자의 이익에는 어떤 보탬이 될 지 의문이다.

5G서비스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단말기 값은 비슷한 엘티이 최고 모델에 비해 25만원 이상 비싸다. 월 요금은 기존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에 비해 최소 2만 2천원 이상 비싸다. 그뿐이 아니다. 이제까지 그럭저럭 유지되어 오던 망중립성이나 각종 평등한 혜택도 없어질 수 있다. 미래서비스 발전과 수익성을 이유로 통신사들이 유리한 정책을 관련 당국에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막상 사용자의 이익이나 서비스 최고 품질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 현재 한국의 5G 서비스란 일부 돈 많은 사용자가 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불안정한 망, 차별적 서비스, 높은 요금을 감수하고 사용하면서 그저 '5G 사용자'란 타이틀을 얻는 것 외에 의미가 없는 것일까? 한국의 인터넷과 통신속도는 이미 단순한 순위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서비스에 최초가 아니라 최고를 지향하면 안될까? 이번 5G서비스 실시를 두고 느낀 진한 아쉬움이다.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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