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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암선생문집 책판, ‘리그오브레전드’ 유저와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국내 환수

‘리그오브레전드’ 유저와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해외를 떠돌던 우리 문화재가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 ‘석가삼존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에 이어 세 번째다.

라이엇게임즈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및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11일 서울 강남구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사옥에서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열고,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拓菴先生文集 冊板, 이하 책판)’을 공개했다.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

‘책판’은 올해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를 발견,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2014년 미국에서 ‘석가삼존도’ 환수, 2018년 프랑스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한 데 이어 세 번째 사례다.

고국으로 돌아온 책판은 조선 말기 영남지역의 대학자이자 1895년 을미의병(乙未義兵) 시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척암 김도화(金道和, 1825-1912) 선생의 말과 행동을 후손이 기록한 것이다.

▲척암선생문집

1000여장으로 제작된 책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실되고 흩어져,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단 20장만 소장하고 있다. 환수한 책판은 이 중 9권 23-24면에 해당한다. 한국에 남아있던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한국의 유교책판)으로 등재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문화재청 김현모 차장

문화재청 김현모 차장은 “척암 김도화 선생은 유학자이자 나라를 구하기 위에 앞장섰던 의인이다. 일제의 침략을 경고하는 ‘안동 통문’을 돌렸고, 의병장으로 추대되기도 하셨다. 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불태운 의인의 유물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 된 날 환수를 발표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라고 인사말 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조현재 원장

한국국학진흥원 조현재 원장은 “이번 책판 환수로 진흥원이 보유한 책판이 21개가 됐다. 앞으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인 책판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뜻깊은 문화재 환수에 도움을 준 여러분과 라이엇게임즈의 지속적인 사회환원활동에 다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척암 김도화 선생 5대손 김동호 선생

척암 김도화 선생 5대손인 김동호 선생은 “책판을 되찾고 싶어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여러 기관과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책판 일부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라이엇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오른쪽)

라이엇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는 “라이엇게임즈는 플레이어(유저)의 노력을 모아 문화재 환수에 다시 한 번 기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기업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 가장 빨리 협조해 더 많은 사례를 쓰고 싶다”고 화답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약 8년간 누적 50억원 가량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서울문묘 및 성균관과 주요 서원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및 종로구 소재 이상의집 새단장 후원 등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프로젝트에 쓰였다. 이 밖에 국내 문화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를 대상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다음은 공개와 소개, 설명이 끝난 뒤 진행된 질의응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Q (김동호 선생에게)해외로 유출된 경위가 밝혀졌나.
어릴 때 유출된 것으로 안다. 판본이 1000여장 되는데, 만든 시기나 장소도 확실치 않다. 증조부님이 거처를 옮기면서 제작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1950~1960년대 까지는 본 기억이 난다. 아마 625전쟁을 거치면서 유출됐을 것 같다.

Q (박준규 대표에게)게임회사가 문화재 환수 사업에 이바지하는 이유는.
게임도 문화다. 당연히 문화 산업에 관심이 많다. 어린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니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연결해보자는 발상으로 시작됐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

Q (라이엇게임즈에게)문화재 환수도 중요하지만, 이를 알리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활동을 7년째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문화재 환수에 힘을 쏟고 있다. 세 변의 결실을 맺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진 않았다. 앞으로는 더 많은 분들이 알 수 있도록,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유저에게 알릴 수 있도록 공지나 클라이언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계획이다.

Q 문화재 환수 기준이 있나.
왕실에서 사용하던 국가 상징물이나 희귀한 유물, 가치가 높은 유물부터 환수를 추진한다. 모든 유물을 환수할 수는 없으나,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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