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온라인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을 개발한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의 조나단 로저스가 24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NDC 19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 6년간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각종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무엇을 배웠는지를 발표했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는 뉴질랜드에 있는 게임 개발사로, 지난 2006년에 설립됐다. 조나단 로저스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의 설립자 중 한 명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디아블로2’의 정신적인 후속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을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한국어판을 출시할 예정이다.) 조나단 로저스는 이 게임의 기술 디렉터를 담당하며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참여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디아블로2'를 능가하는 게임을 개발해보자는 목표로 개발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의 개발자들은 모두 ‘디아블로2’의 열렬한 팬들이었다. 개발진은 ‘디아블로2’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5가지로 분석했다. 액션성 있는 전투, 무작위로 떨어지는 아이템, 무작위로 생성되는 레벨, 온라인 보안, 다양한 방법으로 키울 수 있는 캐릭터다.

개발진은 여기에 새로움을 더해서 ‘디아블로2’를 능가하는, 더 오래가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원했다. 그렇게 해서 ‘패스 오브 엑자일’이 나왔고 2013년 1월에 오픈 베타가 진행됐다. 오픈 베타의 목표는 1만 명이었는데, 실제로는 7만 명의 유저가 모였다.

하지만 오픈 베타가 진행되면서 유저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런 지표를 보며 개발진은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지역 등을 추가하며 장기적인 업데이트 계획을 세웠다. 덕분에 나중에는 오픈 베타 초기의 지표를 회복했다.

■ 6년간 다양한 콘텐츠와 확장팩을 개발하면서 배운 것들

게임이 출시된 후에는 지속적으로 신규 콘텐츠를 추가했다. 출시 초기에는 매주 업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소규모 콘텐츠를 지속해서 추가하는 것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차라리 콘텐츠를 모아서 한 번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것이 더 반응이 좋았다.

개발진은 다양한 업데이트 경험을 통해 3개월에 한 번씩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유지되는 ‘패스 오브 엑자일’의 업데이트 주기가 정해졌다. 유저들 입장에서도 예측 가능한 주기로 콘텐츠가 추가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3개월에 한 번씩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것은 개발진 입장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초기 기획에 1~2주가 걸리고 마무리 작업에 3~4주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개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은 약 4~5주 정도다.

4~5주 만에 대규모 업데이트 개발을 완료하려면 콘텐츠 개발 속도가 빨라야 한다. 그래서 개발진은 개발자가 몇 가지 설정만 해주면 신규 지역을 자동으로 생성되게 하는 개발 툴을 사용했다. 몬스터도 여러 가지 파츠를 다양하게 조합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신규 몬스터를 계속 생성했다.

업데이트 때마다 다소 어려운 목표도 계속해서 제시했다. 전체 유저의 약 1%만 도달하는 목표도 있었지만, 이런 목표를 제시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유저들에게 ‘나도 언젠가는 저기까지 가볼 꺼야’라는 목표의식을 심어주고, 게임을 깊게 하는 게임 방송인들 입장에서는 새롭게 도전할 만한 소재가 된다.

유저에게 지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패스 오브 엑자일’은 다양한 기간제 ‘리그’를 진행해왔다. ‘리그’마다 몬스터의 이동속도와 공격속도가 증가한다든지, 유저가 연속으로 적을 처치하면 강력한 버프를 받는 등 다양한 패턴이 적용됐다.

물론, 개발자들이 열심히 노력해도 유저들이 한 게임만 계속 하게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리고, 콘텐츠는 언젠가 고갈된다. 다만,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여기서 잠시 중단하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야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잘 어우러져서 ‘패스 오브 엑자일’은 지난 6년 동안 꾸준하게 지표가 상승했다. 출시 초기에는 업데이트 주기가 일정하지 않았고 지표도 꾸준히 감소했지만, 이런 원칙을 하나하나 적용하면서 지표가 반전됐다.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유저 수가 꾸준히 상승했다.

조나단 로저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계속 나온다. 카드 게임으로 예를 들면, ‘매직: 더 개더링’은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서 확장팩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는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왔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패스 오브 엑자일’이 있을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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