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질병코드 등재를 앞두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지난 29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되어 있는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 1~5차년도 연구(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정의준 교수)’ 결과와 1~4차년도 보고서 원문이 참고문헌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 조사 연구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한국의 10대 청소년 2000명을 게임이용자 청소년 패널로 구성하여 게임이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게임 과몰입의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는 게임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장기추적 연구로서, 사회과학과 임상의학 분야 패널을 각기 조사하여 게임 과몰입의 인과관계를 종합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느게 문체부와 한콘진의 설명이다.

의견서의 골자는 이렇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 또래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임상의학적으로 관점에서도 게임 이용이 뇌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와 같은 질환이 있을 때, 게임 과몰입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진단과 증상에 대한 보고가 전 세계, 전 연령층에 걸친 것이 아니라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어 있고, 청소년이라는 특정 연령층에 집중되어 있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도 포함했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회 태그톡(T.A.G talk)- 게임 장애, 원인인가 결과인가’에 참석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이경민 교수는 “게임장애 질병코드 추진, 약 팔기 위해 병을 만드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윤태진 교수 게임이용장애 주장 논문, 연구 과정에서 정의와 근거 부족함을 지적하며 질병코드 추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꼬집은 바 있다.

한편, 게임질병 코드 등재는 국내외 게임업체와 협회를 통해 반대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절차와 목적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WHO는 이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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