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최근 자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서머너즈워'의 총괄 PD가 직접 출연해 게임의 개발 초기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서머너즈워' 개발을 총괄하는 정민영 PD가 등장해 게임 초기에 진행된 몬스터들의 기획부터 몬스터와 맵, 스킬 등의 네이밍, 앱 아이콘 선정 과정, 버그와 이스터에그 등 5년간 진행된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 몬스터 기획과 네이밍의 뒷이야기

'서머너즈워'의 몬스터 초기 기획은 판타지 세계에 있는 잘 알려진 몬스터들 위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드래곤, 그리폰부터 시작했고, 없었던 포지션의 콘셉트들을 찾아 다양성을 추구한 몬스터들이 만들어졌다는 것.

​유니콘의 경우 보통 유니콘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상상하는 유니콘의 모습이 있기에 처음에는 말을 그렸는데 옆에 여성화시킨 캐릭터를 그렸다고 한다. 인간형 유니콘을 만들라는 지시는 없었지만 변신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다른 형태로 변신하는 캐릭터가 그때 처음 나왔다는 것.

또 차크람 무녀와 부메랑 전사는 처음에 부메랑 전사와 유사한 실루엣의 무기를 가진 콘셉트 원화가 10개 이상이 있었고 다 별개로 만들었었는데, 이 원화들을 두고 어떤 캐릭터를 할까 고민하다가 쌍둥이 캐릭터라는 기획적인 의도는 없었지만 선택된 2개를 보완해서 쌍둥이로 만들자고 결정했다고 한다. 쌍둥이로 만들면 얘네가 전투에 들어왔을 때 연계하는 모습들이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전투를 할 때 몬스터가 보여지는 부분은 뒷모습인데, 이 전투 시점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한다. 조금 더 측면으로 옮겨보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뒷모습만 보게 된 것은 개발진도 아쉽게 생각한다고. 

직관적 부분을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이 부분이 해결이 안 되니 디자이너들이 뒷모습이라도 어떻게든 예쁘게 하려고 신경썼다며 뒷모습을 제일 많이 신경 쓰는 디자인팀이 아닐까 싶을 정도라고 그는 지적했다.

네이밍의 경우에는 콘셉트에 어울릴만한 이름들을 주로 창작하고, 가능하면 그것들이 직관적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게끔 네이밍 리스트를 여러 개 만들어서 그 중에서 선택했다고 한다.

몬스터의 느낌과 스킬의 동작들이 콘셉트로 잘 연결되고 기억에 남게 지으려고 애를 쓰는데, 스킬을 보면 스킬이 동작하는 것과 스킬 이름이 연결이 많이 되어있다는 걸 느낄 것이라고.

예를 들어 바람속성 무희가 흥돋우기를 하는 순간에 내가 거의 다 잡은 몬스터들이 체력을 거의 다 회복하는 바람에 흥이 내 쪽에서 돋는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쪽에서 돋는 경우나, 물속성 브라우니 요술사가 가벼운 장난을 친건데 사실 가벼운 장난이 아니라 전투의 승패를 가늠할 정도의 큰 일이 벌어지거나 하는 경우 등이다.

그런 부분들은 스킬 이름하고 반대의 느낌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생기는데, 최근 SWC 경기 도중 바람속성 사막여왕이 계속 상대방을 잠재우는데 해설자가 애드립으로 멘트를 친 것 같은데 "재워야죠! 약속 미뤄!"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 개발진이 기획 회의를 하며 스킬 이름을 지을때 그 얘길 실제로 했었다고 한다. 미뤄진 약속이라는 이름을 지을 때 "얘들을 재우니까 자느라고 약속을 못가는 거니까 그 이름이 어울리지 않냐"라고 했었는데 그걸 실제로 애드리브로 했던 것.

이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유저들이 그런 상상들을 공감할 것 같이고, 그런 재미들이 발생하게끔 이름을 지으려고 애를 쓰는 편이라고 그는 밝혔다.

■ 룬의 개념과 앱 아이콘, 버그나 이스터에그에 대한 뒷얘기는?

룬의 경우 칼과 방패를 들 수 없는 몬스터가 칼과 방패를 착용하게 하는 건 이상했기에, 처음에는 문신이나 문양쪽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룬이라는 형태로 자리잡게 됐다고 한다.

보호 룬이나 집중 룬의 경우 집중은 과녁같은 느낌의 모양으로 했고 보호 룬은 방패가 쳐져있는 느낌으로 했으며, 유사 관계에 의해서 기억하게 되는 요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원래 앱 아이콘은 빛속성 아크엔젤이 아니었다고 한다. 당시 비슷한 수집형 RPG들이 대부분 예쁜 여자 캐릭터의 얼굴이어서 개발진도 그렇게 만들었었다고. 

빛속성 아크엔젤은 후반에 완성된 캐릭터인데 그 이미지가 임팩트가 강하고 게임 이미지에 굉장히 잘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아서 아크엔젤로 정했는데, 잘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사실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PD가 언급한 최고의 버그는 데빌몬이었다. 데빌몬 던전에서 데빌몬이 중복으로 계속 획득되는 사고가 터진 적이 있었고, 이에 데빌몬을 전부 회수하고 원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해서 그때부터 프로그램 코딩을 시작했다는 것. 

특히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아무도 잠을 자지 않고 쭉 회사에서 코딩이 끝날 때까지 작업을 했고, 그때 멘탈이 깨져서 많이 힘들었던 게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밝혔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선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팀원들 표현으로 "지옥에 한 번씩 갔다온다"고 한다고. 자기가 만든 것 중에 뭔가 문제가 생길까봐 그런 건데, 사실 문제가 생기면 여파가 워낙 크다 보니 정말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어필했다.

'서머너즈워'에도 이스터에그는 존재했다. 헬하운드의 몸에 문양이 있는데 그 문양을 측면에서 보면 헬하운드를 디자인했던 디자이너의 이름인 '영실'이 써있다는 것. 이름을 묘하게 문양처럼 바꿔서 적어놨는데, 뒤에 디자인을 통해 조금 변경되긴 했지만 확실한 이스터에그인 셈이었다.

그리고 호문쿨루스 뒤에 보면 마법 문양의 이펙트가 흐르는데 실제로 하나의 시를 써놨다고 한다. 시 내용은 "이 세상의 종말이 다가올 때 깨어날 지어.."였는데, 개발자들이 넣어놓는 만큼 총괄PD가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다며 더 많은 이스터에그가 있음을 암시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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