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장애’(Gaming disorder)가 국제질병분류(ICD) 11차판에 등재될지 여부가 세계보건총회에서 결정된다. 세계보건총회는 20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8년 6월에 ‘게임 장애’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중독성 행동 장애’라는 항목에 도박 장애 및 다른 행동 장애와 함께 등재된 것. 당시 공개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서 '게임 장애'는 1) 게임 플레이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 2) 게임이 다른 일상생활보다 더 중요한 행위가 되어가는 것, 3) 게임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정의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에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포함한 각국의 게임관련협회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과학계와 의학계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게임 장애’가 포함된 것에 우려를 표한다"라며 "‘게임 장애’는 학계에서 확실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주제다.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게임 장애’에 대한 내용을 재고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후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세계보건기구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된 토론회와 공청회도 열렸다. 다수의 학자들이 “아직 학계에서 일치된 견해가 나오지 않았고, ‘게임 장애’를 측정하는 방식조차도 통일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이경민 교수는 ‘과잉 의료화’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한, ‘약을 팔기 위해 병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의 최고 의결기관인 세계보건총회는 매년 5월에 개최된다. 2019년에 열리는 제72차 총회는 20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각 회원국의 수석대표들이 모여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포함한 다양한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공개한 총회 일정에는 ‘게임 장애’ 혹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이 정확하게 언제 논의되는지 나와 있진 않다. 28일 오후에 총회 결과가 발표되야 알 수 있다. 이에 한국의 게임산업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게임산업관계자들이 총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국제질병분류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사항이며 강제력은 없다. 각 회원국은 해당 내용을 자국의 질병분류체계에 적용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적용하는 시점도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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