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게임 플랫폼인 에픽게임즈스토어에서 빠른 시간 동안 다수의 게임을 구매하면 더 이상 구매가 불가능하도록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정을 차단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수수료를 12%만 받는다는 파격 조건을 앞세워 에픽게임즈가 운영 중인 에픽게임즈스토어는 지난 17일부터 에픽 메가 세일이라는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75% 할인된 가격으로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들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정 가격 이상의 게임에는 11,000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구매해 라이브러리를 채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 12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 이 프로모션이 적용되어 있다.

그런데, 게임들의 구매를 빠른 속도로 진행할 경우, 구매를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계정이 차단되어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해외 스트리머인 패트릭 보이빈이 한국 시간으로 지난 17일 최초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난 5달러에서 50달러 정도의 게임 5개를 구매했는데, 사기 가능성으로 인해 계정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의 계정은 아직 복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에픽게임즈의 선임 홍보 담당자인 닉 체스터는 해외 언론에 "그것은 우리의 적극적 사기 방지 규칙의 결과"라며 의도된 것임을 밝혔다. 또 "만약 유저에게 이 문제가 발생하면 조사를 위해 지원팀에 문의해달라"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킹으로 인해 게임 구매가 다량으로 이뤄지게 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라는 것. 

헌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장바구니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에픽게임즈스토어의 현재 시스템에서는 장바구니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일일이 직접 선택한 뒤 결제하는 다소 불편한 방식으로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 구매 패턴이 익숙해진 유저가 만약 빠른 속도로 연속 구매를 하게 될 경우, 시스템이 이를 해킹에 의한 구매로 판단해 계정을 아예 정지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경쟁 플랫폼인 스팀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능이 존재한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구매 시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다려라" 정도의 안내만 할 뿐, 계정을 차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사한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구매만 차단시키거나, 장바구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에픽게임즈의 구조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또한 국내 사용자도 이에 대한 개선이 있기 전까지 구매 수량을 조절하는 방법을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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