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 분류 결정으로 인해 보건복지부가 협의체 구성을 발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불참을 통보하는 등 정부 부처간의 갈등 조짐이 보이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협의체 구성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후 열린 국무조정실장 주재 관계 차관회의에서 두 부처 관계자가 참석,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총리실 간부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부여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국무조정실이 나서 민-관 협의체를 구성,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게임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안 확정에 따라 국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기대는 체계적 조사와 연구를 통해 게임이용 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고, 우려는 게임 이용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과 국내외 규제로 게임산업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ICD 개정안은 우리의 경우 설령 도입을 결정한다고 해도 2026년에나 가능한데, 관계부처들은 향후 대응을 놓고 조정되지도 않은 의견을 말해 국민과 업계에 불안을 드려서는 안 된다"며 "몇 년에 걸쳐 각계가 참여하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는 지혜로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국무조정실은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게임업계, 보건의료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바란다. 그 기간 동안에도 관계부처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이 총리의 지시에 따라 28일 오전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WHO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부여 관련 관계차관회의가 개최됐고, 이 자리에는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 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준비시간이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도입 여부와 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키로 합의했다.

그리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게임업계, 의료계, 관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에 따라 지난 일요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6월 중 보건복지부 주도 하의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무산됐고, 중립적인 국무조정실이 중심이 되어 협의체 구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언제쯤 구성을 완료할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국무조정실 측은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통해 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와 관련한 게임업계의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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