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개발자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유튜브 방송인 김성회님이 함께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을 규탄하고 국내 도입을 적극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 장애'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게임 개발자 출신 유튜브 방송인 김성회님이 함께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공동으로 "게임 제작자들은 게임을 치명적인 중독 물질로 규정한 WHO의 게임질병 코드 부여 결과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보건복지부의 국내 도입을 적극 반대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게임을 포함한 문화 콘텐츠 전반에 대한 탄압이며 게임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이 함께 대응해야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어서 이들은 "지난 30여년간 우리 게임 제작자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문화 산업의 신 개척자라는 사명감과 문화 콘텐츠 수출 분야 1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 및 제작해왔으며, 그 결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게임 제작 기술 보유 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라며 "그런데 게임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치명적인 중독 물질로 치부하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 이상은 침묵할 수 없기에 이번 성명을 발표하여 게임의 가치를 지켜 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게임은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콘텐츠라는 점, 예술적 가치를 포함한 콘텐츠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발전하면, 살아가는 환경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다만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과몰입되어 있다면, 그것은 게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과몰입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 그래서 사회적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환경의 문제이다"라고 전했다.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에 대한 이의도 제기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게임 제작자들은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조차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언론 및 방송에서 게임 중독 대신 ‘게임 과몰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김성회씨는 '게임 중독'을 말하는 사람들 조차 기준을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게임 장애'를 두고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 반대쪽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프로게이머가 게임 중독자냐'라고 물어보면 다들 '애매하다'라는 답변을 한다.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연습하는 연습생은 하루에 12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데 이 사람이 게임 중독자냐'라고 물어보면 '그런 것 같다'라는 답변을 많이 들었다. 게임 중독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부터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이다"라고 전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배수찬 지회장은 "아이들이 학업성적 때문에 자살을 한다고 해서 공부를 자살의 원인으로 규정하진 않는다. 영화 산업도 예전에는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지금은 모든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보는 시대가 됐다"라며 "지금 게임이 이런 대접을 받는 이유는,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 게임을 너무 쉽게 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앞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대외적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와 함께 활동할 예정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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