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결정되면서 게임산업 및 게임문화에 위기가 다가왔음을 지적하고, 국내 질병코드 도입 저지를 위한 법적 대응과 글로벌 연구 및 규명 활동은 물론 범국민 촛불 활동 등 다양한 움직임이 예고됐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공대위 발대식을 개최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 반대를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회장,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최요철 회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병수 회장 등 공대위의 주요 대표자가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모두 검은색 복장을 갖추고 근조 리본을 달았으며, 게임과 게임 문화, 게임 산업이 죽었음을 표현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이번 질병코드 등재가 게임 산업을 죽이는 것임을 어필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위정현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20년의 짧은 역사에서 게임이 도대체 잘못한 게 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자괴감을 느꼈다. 오늘은 게임문화와 게임산업에 대한 장례를 치루는 시간으로, 젊은이의 문화로 자리잡는 것에 대한 반감과 멸시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는 과거의 게임문화를 떠나보내는 장이며 새로운 게임문화로 다시 태어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왜 게임산업이 문화로서 각인시키지 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게임이 사랑받고 인정받는 문화와 산업이 될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자리에 참여한 공대위 관계자들이 게임 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를 낭독하고, 중앙대학교 김주명 학생이 게임 자유 선언문을 낭독해 현 상황을 개탄하고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질병코드 도입 저지를 위해 향후 10가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공대위의 상설 기구화를 추진한다. 

또 사회적 합의 없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도입 강행 시 법적대응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의무적 도입을 주장하지만 통계법 22조 문헌상으로는 국제표준분류(ICD)를 참고하라는 것이지 반드시 따르라는 것은 아니라는 자문을 얻었다는 것.

그리고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과 보건복지위 위원장 및 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해 공대위의 주장을 전달하고,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을 마련해 과학적 근거 유무와 규명, 문제점 등을 어필한다.

또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Before & After FAQ 등 대국민 홍보물의 제작 및 배포로 국민들에게 부당함을 호소하고, 게임질병코드에 맞설 게임 스파르타(파워블로거)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게임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을 조직해 질병코드 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최근 찬성론자의 자료가 삭제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 만큼 이를 추적하고 감시한다는 입장이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연대 활동을 강화해 적극적으로 게임의 문화적 자산에 대해 알리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공대위는 다양한 활동을 할 것임을 밝혔다.

이미 국무조정실 주도의 민관 협의체가 언급된 상황에 대해 위정현 회장은 “우리의 제안은 두 부처 뿐만 아니라 질병코드 지정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국방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참여시켜 병역면제 및 스타트업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보기에 확대된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만화나 유튜브가 게임만큼 중독이 강하냐는 질문에 위 회장은 “게임보다 심각한 것이 스마트폰이다. 게임은 하고 안 하는 시간이 구별되지만 스마트폰은 잠 자는 시간 외에 계속 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다. 일상에서의 과몰입이 게임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한다. 찬성론자들은 국민 전체가 쓰고 있고 그들도 쓰기에 스마트폰을 중독으로 문제삼지 않는 것”이라며 “게임 다음 중독 타겟은 동영상이 될 것이다. 일본도 청소년이 게임보다 동영상 시청시간이 길다는 결과가 있는 만큼 타겟이 옮겨가고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촛불 시위는 정치적 아이템이고 세대간 갈등을 유발시킨다는 질문에 위 회장은 “촛불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질병코드 도입도 세대간 갈등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구체제의 억압에 대해 상징적으로 쓴 것이다. 게임의 강점은 온라인상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활용한 설득작업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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