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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테스트로 눈도장 찍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한국에서는 어떨까

넷마블이 드디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이하 일곱 개의 대죄)’를 출시했다. 첫 발표 이후 약 1년 만이다. 일본 테스트로 크게 호평받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이 게임은 유명 만화-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를 쓴 모바일 RPG다. 영웅을 수집해 육성하는 방식은 수집형 게임에 가깝다. 그런데 장르를 수집형 RPG로 단정하기에는 품고 있는 콘텐츠가 다채롭다. 이 게임이 품고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게임입니다

▲스토리 모드는 3D 카툰 렌더링 애니메이션 컷신과 전투가 교차하는 방식이다. 한국 성우의 맛깔나는 더빙 연기는 덤

핵심 콘텐츠는 스토리 모드다. 원작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게임에 접목한 즐길 거리다. 배틀물(액션만화 장르)의 특징이 살아있는 연출과 진행은 확실히 보는 재미가 살아있다. 넷마블과 개발사 퍼니파우는 원작의 감성을 살렸다고 수차례 강조했는데, 이런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스토리 모드는 이야기를 알려주는 애니메이션 파트(컷신)와 전투가 교차 반복된다.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뛰어나, 원작의 재해석이 아닌 재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캐릭터의 특성과 원작 특유의 액션 연출은 액션 파트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스킵 버튼을 누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유저를 위해 스토리 요약, 다시 보기 기능을 제공한 것도 훌륭한 배려다.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스토리 모드에 담았다

이야기를 축약한 솜씨도 일품이다. 2012년 연재가 시작된 원작의 이야기 중 핵심만 추려 게임에 담았다. 원작을 본 유저라면 반가울 것이고, 게임으로 접한 유저도 이해하기 쉽다. 덕분에 전개 속도가 빨라져 속도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한 기(22화) 분량의 오리지널 스토리도 담았다고 하니 외전 스토리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즐거운 선물이다.

 

■ 스킬 랭크 업 시스템으로 전략의 재미 UP

전투는 3개의 캐릭터, 1개의 서포트 캐릭터로 파티로 전투가 진행된다. 7개의 스킬 카드로 결정 방식을 결정한다. 스킬은 공격, 버프, 자세 등 6개로 나뉜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멜리오다스의 필살기 풀 카운터를 자세 스킬(스킬 타입)로 재해석한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스킬 타입, 스킬 랭크 업, 캐릭터 속성 등 다양한 전략 요소를 전투 시스템과 버무렸다

여기에 전투가 단조로워 지는 것을 막기 위해 3매칭 퍼즐의 조합 요소를 더했다. 7개의 스킬 카드 중 같은 종류의 스킬 카드를 연이어 배치하면, 더 높은 레벨의 스킬 카드로 바뀐다. 좋은 스킬을 아껴 레벨을 높이면,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공격 순서를 희생해 스킬 카드 레벨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도 가능하다. 유저가 선택에 전투에 결과가 달라지고, 선택지마다 장단점이 분명해 생각할 거리가 많다.

전략성이 첨가된 전투 덕에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가 필요한 상황이 명확하게 갈린다. 일반 전투를 진행할 때는 자동 전투가 편하고, 강적을 상대할 때는 직접 조작이 유리하다. 대결(PvP) 콘텐츠가 아니면 수동 전투의 이점을 주기 어려운 수집형 RPG의 단점을 영리하게 넘어섰다.

 

■ 두 가지 AR 모드로 나만의 이야기 써보자

▲골목길에 우뚝 선 일곱 개의 대죄 캐릭터들. 기준점(마커) 방식이라, 캐릭터를 배치한 장소와 멀어지면 캐릭터 크기가 작아진다

AR(증강현실) 모드도 차별화된 콘텐츠다. 일반적인 사진에 게임 캐릭터를 섞어주는 기본 AR 모드와 전투 배경을 현실로 바꿔주는 AR 모드다. 후자는 편의상 전투 AR 모드로 표기했다.

기본 AR 모드는 사진에 게임 속 캐릭터를 더하는 기능이다. 실시간 사진 합성이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주역인 일곱 명의 성기사와 왕녀, 마스코트 호크를 자유롭게 배치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코스튬 플레이 행사에서 관련 캐릭터로 변신한 사람이 있다면, AR 모드로 독특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좋은 활용 방법이다.

▲최종보스 ㅋㅋ와 대치 중인 일곱 개의 대죄(?). 전투 AR 모드로 다양한 각도에서 캐릭터를 관찰할 수 있다

증강현실 콘텐츠를 도입한 모바일게임은 생각보다 많다. 단, 어디까지나 캐릭터와 사진을 합성하는 수준에 그쳤다. 넷마블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전투 배경을 AR로 실시간 합성하는 전투 AR 모드를 도입한 것.

이 모드를 쓰면 전투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각도로 캐릭터를 관찰할 수도 있어, 기본 AR 모드에 없는 캐릭터도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다. 조연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반가울 기능이다. 디오라마 모형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더 많은 연출 사진을 스마트폰에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조연 캐릭터 모델링도 훌륭하다

IP의 재연이란 점에서 이 게임은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원작의 특성을 반영한 스킬 분류, 전략 시스템, 고품질 3D 애니메이션 연출은 원작 팬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역시 높은 편이라 원작을 모르는 유저도 빠져들 부분이 많다. 실제로 테스터에 참여한 일본 유저는 원작 IP를 가장 완벽하게 살린 게임으로 평가한 바 있다.

소셜게임(SNG)의 요소도 보인다. 마을 주민과 교감해 호감도를 쌓으면,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기는 부분이다. 주인공이 운영하는 술집을 운영하며, 요리를 제작하는 것도 재미있다.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90년대 RPG의 향수도 느껴진다.

 

■ 세로 조작-고정 시점-편의성은 '옥에 티'

▲마을 NPC와 쌓은 호감도에 따라 섬멸전 콘텐츠 발생률이 오른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세로 모드가 강제되는 UI다. 세로 모드의 강점은 한손으로 대부분의 조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일곱 개의 대죄’ UI는 아래위로 넓게 퍼져있어 조작이 어렵다. 아래위로 길어진 최신 스마트폰과 궁합이 나쁘다.

개발사 측은 사전 인터뷰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세로 모드를 썼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더 자세히 보고 싶은 팬을 위한 결정이다. 세로 모드의 강점을 캐릭터를 살리는 데만 쓸 게 아니라 조작과 UI에서도 보여줬으면 한다.

▲성기사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유는?

시점이 고정된 것도 단점으로 꼽고 싶다. 자유로운 이동과 고정된 시점은 모순이다. 특히, 시점이 뒤쪽에 고정돼 있어 길을 알아보기 어렵다. 굳이 시점을 고정한 것은 카툰 렌더링의 특성 때문으로 이해된다. 세밀한 표현을 위해서는 관찰자 시점에 따라 렌더링을 기울이거나, 우그러뜨려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도입한 게임은 카메라 시점을 이동하는 식으로 맵을 보여준다.

전투에서도 이런 문제가 드러난다. 일반 전투에서는 캐릭터의 뒷모습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처럼 정면이나 옆에서 전투를 보려면 전투 AR 모드를 쓸 수밖에 없다. 실시간 조작이 없는 턴제 게임이니, 설정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각도로 캐릭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확실한 팬 서비스가 될 것 같다.

▲돼지의 모자 주점에서는 요리, 호감도 작업, OST 감상, 캐릭터 의상 교체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계정 연동을 데이터 이어하기로 표현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구글 계정과 게임으로 연동하기를 지원함에도, 첫 화면에는 관련 메뉴를 알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도 서비스되는 만큼, 한국 유저를 위한 현지화(?)와 편의성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 만화 IP + 카툰 렌더링 + 모바일게임 조합의 모범 사례

‘일곱 개의 대죄’는 원작 만화-애니메이션 팬에게는 보물과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원작을 찾아보지 않는 사람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과 잘 짜인 전투 시스템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많은 IP 게임 중에서도 특출난 완성도와 비주얼는 마스터피스 급이다. 타깃 층이 분명한 IP 게임인데도, 게임으로서의 대중성과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개발진에 따르면 론칭 버전은 원작 1부에 해당하는 곳까지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천천히 게임을 음미하며 올가을로 예정된 2부 업데이트를 기대해보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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