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SK텔레콤 T1 김정균 감독의 말이다. 부진한 성적을 내던 T1은 2016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 우승으로 불사조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례는 또 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2018 서머를 발판삼아 올해 스프링 시즌 7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불사조 T1다운 행보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서는 초반부터 부진하다. 시즌 초반부터 연패의 늪에 빠졌다. 1라운드 2주차까지 진행된 2019 LCK 서머 시즌 성적은 1승 3패. 승점은 –3이다.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된 2018 LCK 서머 시즌보다 패배가 쌓이는 속도가 빠르다.

SK텔레콤의 1승은 진에어 그린윙스를 꺾고 거둔 성과다. 리그 최하위로 평가받는 팀에게 한 세트를 내줬다. 이때만 해도 진에어의 선전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컸다. 다른 팀에 위협이 되겠다던 한상용 감독의 각오가 증명된 듯 했다.

두 번째 경기부터 수렁에 빠졌다. 두 번째 아프리카 프릭스 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했다. 이 경기는 양 팀의 날 선 공방이 치열하게 오갔다. 몇 번의 실수가 결과에 영향을 줬다. 승리한 아프리카도 완벽한 플레이를 한 건 아니지만, T1의 실수가 더 많았다. 공격에 이점이 많아진 상황에서 수비적인 진형을 고집한 점도 아쉽다.

다음 경기인 킹존 드래곤X 전도 비슷했다. 치열한 공방에서 T1의 피해가 누적돼 패배까지 이어졌다. 벼랑 끝에 선 위기의 상황에서 급발진 하는 플레이로 자충수를 뒀다.

샌드박스 게이밍과 대결에서는 2대0 완패를 기록했다. 기세에서 밀린 결과로 보인다. 샌드박스는 기세를 올리며 승점을 쌓는 중이고, T1은 연패에 수렁에 빠졌다. 이 경기에서는 세트 승마저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내용도 전 시즌 챔피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부진의 이유를 정확히 알 순 없다. 현재로서는 선수들의 기량 저하와 메타(흐름)에 뒤처지는 흐름 등이 이유로 꼽힌다. 탄탄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중후반 이득을 착실하게 쌓는 T1의 강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패배한 경기에서 T1은 한 번의 실수로 주도권을 내주곤 한다. 조심해서 쌓은 모래성이 요새로 바뀌기 전에 무너지는 패턴이다. 또, 초반과 중반 합류가 중요해진 경기 흐름에서, 챔피언 성장을 우위에 놓는 모습도 어울리진 않는다. 적극적인 교전으로 승수를 쌓아가는 세 팀에게 당한 패배가 이를 증명한다.

T1은 명실상부한 최강의 팀 중 하나다. T1과 진검을 나누는 팀까지 우승후보로 거론하는 명검이다. 문제는 칼집에서 꺼내는 타이밍이다. 좋은 칼이라도 칼집에서 꺼내는 타이밍이 나쁘면 쓸모가 없다. 네 번의 경기로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시즌도 왕좌를 수성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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