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립고궁박물관 지병목 관장,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 라이엇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건길 이사장

조선왕실 유물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와 ‘중화궁인(重華宮印)’ 두 점이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고국의 품에 돌아왔다.

문화재청, 라이엇게임즈,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립고궁박물관은 19일 환수한 유물 2점과 환수 과정, 역사적 의미 등을 설명하는 언론 공개회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었다.

라이엇게임즈는 앞서 2014년에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2019년 4월 ‘척암선생문집 책판’을 환수에 기여했다. 이날 공개된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추가로 총 다섯 점의 문화재 환수에 도움을 줬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조선 19세기에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제조장인 분원 관요에서 제작한 사각호다. 바닥에 숙선옹주(淑善翁主, 1793-1836)의 궁가로 추정되는 이동궁(履洞宮)이 새겨져 있다. 19세기 궁가에서 사용된 백자를 파악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다. 기록으로만 볼 수 있었던 이동궁의 실물 이 확인된 예로 역사적 가치도 높다.

중화궁인은 손잡이(인뉴, 印鈕)가 서수(상서로운 짐승) 모양으로 조각된 도장이다. 글씨가 전서와 해서로 혼용된 독특한 형태이다. 승정원일기에는 순조가 중화궁에서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에 기여하는 유물로 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두 유물은 지난 3월 각각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견했다. 이후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 절차를 진행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및 보존하며, 연구 및 전시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은 “참 기쁜 날이다. 환수 과정이 어려웠는데, 큰 문제없이 안전하게 귀한 문화재를 한국으로 모셨다. 귀한 문화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기업들, 특히 라이엇게임즈의 큰 도움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건길 이사장은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 환수를 위한 지속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문화재 사업이 열약한 사업에서는 백만 대군처럼 든든하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라이엇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는 “라이엇게임즈에게 뜻깊은 일이다. 2012년부터 사업을 진행하며 문화재 환수 사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 앞으로 게이머와 유저들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유저와 함께 문화재 보호 활동을 지속 후원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라이엇게임즈가 문화재청으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 중인 게임업체로, 한국 문화재 환수를 돕는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최초의 사례다.

지난 2012년에는 문화재청과 협약을 채결한 뒤, 약 8년간 50억원을 기부했다. 이 기금으로 다섯 점의 유물을 국내로 드려오는 데 사용됐다. 이밖에 게임 유저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 알리기 행사와 국내외 한국 문화재 보호를 위한 각종 활동에 쓰였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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