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바일 게임 홍수의 시대다. 모바일 게임은 PC나 콘솔 플랫폼에 비해 개발이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기에, 전 세계적으로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은 너무나 치열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유저들의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 다른 게임들에 묻혀서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해 출시 게임 중 70% 이상이 본전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업체들은 사전예약과 출시 후 부스팅, 순위 유지 등의 단계를 거치며 게임을 알리기 위해 사력을 다 한다. 물론 게임 자체가 재미있으면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며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로 흔치 않은 일이다. 

결국 게임사들은 게임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버겁지만 가장 무난한 방법을 쓴다. 바로 광고다. 엄청난 금전적 물량을 쏟아부으며 광고를 집행해 TV는 물론 교통수단 등을 통해 게임을 노출시키기도 하고, 타겟층이 많이 쓰는 소셜네트워크에 광고를 집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광고는 소모되는 비용이 상당하기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은 대형 게임 퍼블리셔나, 기존의 캐시카우가 존재하는 게임사 뿐이다. 중소 게임사나 인디게임 개발자는 꿈도 꿀 수 없다.

그런데 광고가 아닌 방법으로 유저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은 따로 있다. 바로 플랫폼 스토어의 노출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수한 게임으로 선정되어 스토어의 메인에 뜨는 피쳐드와, 인기 혹은 매출 순위에 오르는 등 성과에 의한 노출이 바로 그것이다.

피쳐드나 인기 순위, 혹은 매출 순위에 오르면 유저들은 그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피쳐드나 순위에 오른 게임들은 상당한 유저 유입 효과를 본다. 그리고 한 번 인기 순위나 매출 순위에 오른 게임은 정말로 못 만든 게임이 아닌 이상 쉽게 순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순위가 유지만 된다면 그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때문에 순위를 올려준다는 업체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른바 순위 조작이다. 업체들을 동원해 다운로드 수를 늘려 인기 순위에 올려놓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매출 순위를 올리기 위해 내-외부에서 많은 금액 결제를 하는 이른바 자뻑 마케팅의 방법도 등장했다. 자뻑 마케팅은 과거 피쳐폰 시절에도 등장한 바 있다.

이중 자뻑 마케팅은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보지 않는 방법이다. 플랫폼 수수료 30%를 제외하면 다시 자신에게 비용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약 대행사를 써도 이들에 대한 수수료는 약 10% 선으로 알려진 바 있어, 광고비로 동일하게 비용이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60%의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나뉘어지거나 카카오게임하기 같은 별도의 사업자가 낀다면 이 방법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이 방법이 실제로 공개되거나, 사용해서 적발된 사례가 없었기에, 자뻑 마케팅은 근거 없는 낭설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런데, 바다 건너 일본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일본의 게임 개발사인 코로프라의 임원과 직원 등 2명은 매출 순위 조작을 목적으로 회사의 비용 850만엔(한화 약 9,200만원)을 거래처에게 건네며 자사가 출시한 '최후의 바벨'에 과금하도록 의뢰, 지난 6월 13일 이를 진행한 혐의가 밝혀졌다.

또한 코로프라는 과거의 유사한 거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분을 내릴 것이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처럼 실제 사례가 밝혀지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순위에도 매출 순위 조작 시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용의선상에서는 일부 중국산 게임이 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 상위권에 오른 게임들은 대부분 국내 대형 게임사가 출시한 게임이거나, 중국에서 직접 서비스 중인 중국 게임이다. 하지만 대형 게임사들은 주로 상장사여서 비용 처리에 대한 감사를 받기에 자뻑 마케팅을 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그에 비해 일부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 지사나 업체를 통하지 않고 중국에서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출시 전후로 대형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을 국내 대행사를 통해 진행하며 유저들의 눈길을 끌며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게다가 등급에 맞지 않는 선정적 광고를 집행하거나 다른 게임의 이미지나 영상을 광고에 무단 도용하는 등 일단 눈에 띄자는 일념 하에 안하무인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지고, 유저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일부 중국산 게임들이 있는데, 이들이 매출 중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은 순위 조작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어렵다. 하지만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국내 게임사의 중국 수출길은 2년 가까이 막혀있는 상태에서 중국산 게임이 국내 매출 순위를 점령하는 행태가 지속되며, 국내 게임사의 어려움은 계속 되고 있다. 형평성에 맞는 제재나 조치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 만큼, 하루 빨리 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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