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MS, 닌텐도가 함께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가 중국에서 반입되는 콘솔 게임기 등 각종 상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5월 17일 중국에서 제조되어 미국으로 반입되는 각종 상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안을 발표했다. 관세가 부과되는 상품 목록은 굉장히 광범위했다. 제약과 의료 등 몇몇 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이 포함됐다. 콘솔 게임기(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업소용 게임기(아케이드 게임기)와 체스 같은 보드게임도 포함됐다.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이 게임 산업까지 온 것이다.

이에 콘솔 게임기를 제조하는 소니(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MS, 닌텐도가 함께 미국 무역 대표부에 콘솔 게임기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3사는 의견서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 다수의 미국 업체들 및 이런 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과 콘솔 게임 산업의 혁신과 성장이 정체될 것을 우려했다. 이어서 “미국의 지적재산권과 고부가가치 산업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은 존중한다. 하지만 이런 관세 부과가 미국 소비자들과 미국 산업에 가져올 과도한 악영향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3사가 공동으로 제출한 의견서

수많은 중소 게임 업체들도 피해를 본다는 점도 강조했다. 3사는 의견서를 통해 “게임 업계에는 수많은 중소 업체들이 있다. 이런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출시하는 콘솔 게임이 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관세 부과는 미국을 근거지로 하는 이런 중소 게임 업체와 관련 사업자들, 콘솔 게임기 주변기기와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업체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미국으로 반입되는 약 96%의 콘솔 게임기는 중국에서 제조된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 공장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옮기는 것은 굉장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공장 전부가 아니라, 공장 일부만 중국 밖으로 옮기는 것조차도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콘솔 게임기의 낮은 이윤율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3사는 의견서를 통해 “몇몇 콘솔 게임기는 굉장히 낮은 이윤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그 관세는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게임 산업은 물론이고 이 산업에서 일하는 약 22만 명의 근로자들에게 매우 큰 악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게임 관련 기술 발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3사는 “지금까지 게임 업체들은 ‘닌텐도 Wii’, ‘키넥트’, ‘홀로렌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이런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할 여력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3사는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자’는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중국 게임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콘솔 게임기를 연구하거나 판매하지 않았고, 기존에 판매되는 콘솔 게임기의 모조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려는 움직임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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