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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웨이 논란, 문제는 투명성 확보에 있다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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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업체 화웨이를 둘러싼 국제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넓게 보면 미중의 패권다툼 중 가운데 벌어진 핵심 사건이다. 하지만 여기서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미중 무역전쟁의 구실이며, 협상을 위한 카드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체로 대한민국은 중립적 위치에 서 있는 편이다. 국방이나 외교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최고로 중요한 우방이다. 그렇지만 경제적 실리에서 중국은 무역 흑자를 많이 보는 최대 시장이다. 물론 동시에 각종 산업에서 우리 영역을 침범하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주요 통신사 기초 장비 가운데 일부가 화웨이 제품이며, LG유플러스는 5G와 LTE 이통망 상당부분을 화웨이 제품으로 설치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양쪽의 대응은 점점 긴박해지고 있다. 지난 26일,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화웨이 기술에 의존한다면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도 한국의 관련 업체를 불러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화웨이와 관계를 단절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5월 15일, 로이터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우리는 영국정부를 포함해 각국 정부와 스파이활동 금지 협정을 체결할 의향이 있다”면서 “애초에 (화웨이에는) 스파이도, 백도어도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정부는 자국 내 정보통신(IT) 인프라 사업자가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때 국가 안보에 끼치는 위험 여부를 사전에 심사해 금지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을 비롯해 화웨이를 규제하는 각국을 의식한 행보다.

이런 상황에서 냉정하게 화웨이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터진 뉴스 하나를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은 화웨이 일부 직원들이 지난 10여년간 중국 인민해방군과 AI(인공지능)부터 무선통신에 이르는 10여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기술 기업들과 군 관련 기관이 협업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화웨이의 경우엔 그동안 중국 군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측은 "화웨이는 직원들의 개별적인 연구활동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화웨이란 기업의 투명성이 큰 문제다. 화웨이는 창립자가 중국 인민해방군 출시이며, 기업이 공개되어 있지 않다. 각종 정부 특혜를 받아 성장한 과정에서 중국정부가 실질적 지배주주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지 않는 한 개별 제품의 보안성 인증을 받거나 협약을 맺는다고 논란이 없어질 리 없다.

해결책은 화웨이가 주식회사가 되어 글로벌 시장에 주식을 공개하며 스스로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꾸는 길 밖에 없다. 미국은 투명성이 현저히 부족한 회사가 보안이 중요한 세계 통신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목표를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해결책을 좀더 크게 확장해보자. 미중무역전쟁의 해법도 여기에 있다. 미국 정계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그 가운데 신자유주의에 속한 목소리에서는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이라고 한다. 중국이 자국내 은행과 펀드 등을 확실하게 개방하면 세계적으로 강한 경쟁력이 있는 미국 금융자본이 들어가서 돈을 벌겠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중국에 원하는 '공정성'이자 '투명성'이다. 화웨이의 주식을 미국 자본이 다수 구입할 수 있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으며 내부 상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다면 화웨이를 둘러싼 모든 논란은 끝날 것이다. 다만 국가통제력과 애국을 강조하는 중국정부가 이런 주장을 정당한 요구로 볼 지, 아편전쟁급의 내정간섭으로 볼 지는 알 수 없다.
 
지금의 화웨이 논란은 미중 무역전쟁의 모든 쟁점을 확실히 압축하고 있다. 확실한 건 한국의 입장에서는 둘 사이의 빠르고 원만한 타결이 보다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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