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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지, 일본의 공세가 시작 됐다중국과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는 우리 산업구조에 있었다

요즘 전 세계는 무역 전쟁 시대에 접어든 것 같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삼아 수출입 제한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자국 이익과 정치적인 목적이 강하다. 이에 상대국가에 강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는 방식이 펼쳐지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은 이미 한국 기업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현재는 수입관세를 올리고, 특정회사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서 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방식의 한일 경제전쟁이 막을 올렸다.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핵심재료 3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4일부터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재료들은 한국의 반도체와 TV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소재로 일본 회사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조치는 4일을 기점으로 발효됐다.

이 조치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27개국을 수출 허가 취득절차 면제국인 '화이트 국가'로 지정했는데 8월부터는 한국을 제외한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정부에서 별도 허가 신청 및 심사를 건별로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이 평균 90일(약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검토에 따라서 불허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에서 일본측은 교묘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는 한국 주요 첨단 수출품인 반도체 산업에 소재 수급 부족을 야기해 타격을 가하려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단지 허가절차를 생략하던 특혜를 폐지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로 내세운 것이 매우 모호한데 한국이 국가간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한국의 사법판결인 강제 징용공 소송과 위안부 합의 이행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를 내세워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자국 입장을 유지하고 WTO패소를 피하면서 한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괴롭히겠다는 의도가 확실하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이미 세워놓았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수입선 다변화를 포함해 대응책을 세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언론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일 경제는 단순한 원청과 하청 같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 무역 관계다. 소재 수출 규제는 일본 소재 기업의 사업기회를 상실을 초래하고 공급망이 붕괴되면 한국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일본 완제품 업체에 피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 기업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은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대만, 미국 등 생산 국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정부가 어째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 여기에는 지금 최고 점유율을 확보한 한국 첨단 산업이라도 일본 소재 없이는 마비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일본 정치인들은 일본 경제가 최전성기를 누리고, 한국이 단순 조립산업부터 성장하던 70, 80년대를 겪었다. 때문에 성장한 한국경제의 기반은 어쨌든 일본 첨단 소재가 뒷받침한 덕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오판을 부른 것은 여전히 잘 변하지 않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에도 원인이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은 대체로 에너지와 원자재만 수입하면 나머지를 될 수 있도록 자국 안에서 생산하고 가공해 완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힘썼다. 섬나라의 특성상 시간이 걸리는 수출입을 적게 거쳐도, 내부 산업이 잘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반대로 한국은 북한쪽 육로를 이용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섬과 다름없는 데도 소재와 정밀공작기계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중간재를 다시 중국에 수출하면서 보다 빈번한 수출입을 거치는 산업구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반도체는 완제품이긴 해도 그 자체가 스마트폰이나 PC등에 들어가는 중간부품이다. 한국은 스스로 만드는 스마트폰에도 자국 반도체를 쓰지만 그보다 훨씬 많이 세계시장에 부품 형태로 수출한다.

이런 상황에서 막상 제조에 쓰이는 핵심소재와 주요 공작기계는 단지 이웃에 있는 일본제품이 완성도 높고 검증됐다는 이유만으로 그다지 국산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삼성과 하이닉스 등은 이번 호황에서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일본 소재부품 의존도를 줄이려는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 없다. 일본 정치인들이 한국의 약점이 여기에 있다고 착각할 만 하다.

뒤늦게 이런 사태가 터지고 나서 첨단 소재 국산화에 대한 정부와 경제계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4일, 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대응으로 추경 예산안 국회 심의과정에 핵심 부품·소재·장비 관련 사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매년 1조원을 투입해 관련 연구개발을 독려하겠다는 점이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단지 선거용 정치공세가 아니다. 이후 한국이란 나라 자체를 안보측면에서 신뢰하지 못하기에 100여개가 넘는 품목에서 규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일본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오판을 하지 못하게 산업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정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경제 전쟁 때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책을 내세웠다. 일방적인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 때도 수 많은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일부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투자금도 회수 못한채 철수를 거듭했다.

국내 게임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대해서 외자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중국 게임회사들은 한국 시장에 무분별한 폭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 게임사는 IP 복제, 노골적인 성인 광고를 내세워 유저 몰이에 성공했다. 별 다른 규제 없는 한국 시장에 무주공산으로 입점한 상태이다. 그 사이 막대한 피해는 한국 스타트업 게임 개발사에게 돌아갔다. 인력 풀이나 개발 환경이 중국을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게임사들은 직원 한 명 국내에 두지않고, 세금 걱정도 없이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정부는 위기가 닥치기 한참 전에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우리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게임에 대해서 공정위와 관련 부서는 엄격한 규제에 나서고, 법을 어기는 중국 게임사에게는 국내 서비스 정지라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중국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피해를 입은 한국 기업을 보호하고, 한중일 경제 삼국지에서 정부는 역사에 남을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삼성전자 반도체 홈 페이지>

김태만 기자  ktman21c@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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