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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 터지는 5G, 단말기에 책임 떠넘기는 이통사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2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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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대중적으로 도입되던 초창기 용산에서 유명한 업계 기술이 있었다. 가격등 정보를 잘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이 많은 용산에 가서 발품을 파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일정 지역 안의 용산 업체에서는 서로 담합하면서 손님이 가격정보를 여기 저기 물어보고 다닐 때 서로 경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떠난 손님을 뒤따라 다니며 뒤에서 수신호로 다른 상점에 신호를 보내면, 이를 알아들은 다른 상점에서 오히려 더 비싼 값을 불러 손님을 좌절시키는 일까지 있었다. 한 지상파에서 보도한 바 있는 이 기술은 이른바 '반짝이'로 불리며 두고두고 용산의 적폐로 지적됐다.

이런 일이 과연 용산 하나 뿐일까. 최근 5G를 둘러싼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 정책당국 사이에도 비슷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21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요청했다.  5G 버전으로만 출시되는 노트10 제품에 LTE 전용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노트10 LTE 모델 출시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 왜 이런 이상한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일까? 현재 5G망이 사용자에게 충분히 만족할 만큼 잘 터지지 않고, 내는 요금에 비해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사용자는 당분간 저렴한 기존 LTE망을 이용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동시에 최신 단말기를 이용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그런데 원하는 최신 단말기인 노트10을 이용하려면, 비싸고 불만족스러운 5G요금제를 가입해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용자의 항의는 일선에서 가입을 유치하는 이통사 대리점에 몰리기 마련이다. 단말기 업체에 영향력이 큰 이통사에 요청사항을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이통사는 실질적으로 노트10 단말기 출시를 조용히 요구해서 출시하지 않았다. 대신 소리만 요란하고 현실성 없는 제스처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통3사 주요 관계자들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 LTE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고, 이통3사 5G 이용자 확대에 노트10을 전략제품으로 삼기 때문이라는 근거다.

이달 초 과기정통부는 삼성전자와 이통3사에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갤럭시노트10 LTE 전용 모델을 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요청 이상의 어떤 압박은 없었다. 이통사 역시 요란한 제스처 이상 어떤 행동도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와 정책당국이 마치 항의하는 사용자에게 "단말기 회사에 요청해 놓았으니 거기서 알아보세요" 라고 한 뒤에 뒤에서 '반짝이'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정책당국과 이통사는 단말기 회사의 제품군을 다양화 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상식이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요청해 놓고, 실제로 뒤에서는 단말기 업체가 그 요청대로 안할거라고 말한다. 책임만 떠넘기며 실질적 피해와 불편은 사용자가 지면 된다는 의미다.

보도 내용에서 통신사 관계자는 LTE요금제를 사용하려면 LTE 전용 스마트폰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비싼 5G 단말기 기기값을 지불하면서 LTE 네트워크를 쓰는 건 사회적 낭비라며 사용자의 선택을 무시하는 발언도 했다. 고객이 원한다면 기꺼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서비스 업체의 자세가 아니다. 안 터지는 5G, 단말기에 책임 떠넘기는 이통사 앞에 사용자는 그저 불편을 참을 수 밖에 없는 걸까?

 

[출처] 삼성전자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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