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용불가 게임 미제공과 결제 시 이중 수수료 등의 문제를 안고 있던 애플 앱스토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결제 방식 도입과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 제공을 통해 국내 게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한 것.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와 애플은 지난 20일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급분류기준 협약을 개정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위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게임물을 유통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플은 게임위로부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을 받았으나, 애플의 내부 정책으로 인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에 해당되는 게임물은 국내에 서비스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책을 바꾸면서 이제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성인 대상 게임물의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그동안 애플은 해외에서 결제되는 신용카드만을 등록할 수 있었고, 달러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작년에 원화 결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소비자에게 수수료 부담을 물리는 해외원화결제(Dynamic Conversion Currency, DCC)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래서 해외 승인 수수료나 원화 결제 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되어 유저들이 꾸준히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런데 올해들어 점차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앱스토어 결제 방식에 지난 6월 통신사 소액 결제가 도입됐고, 7월에는 카카오페이 간편결제가 도입됐다. 

그리고 지난 20일부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체크카드 결제가 도입되어, 유저에게 부과되던 수수료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국내에서 애플 앱스토어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11년만에 모든 걸림돌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이같은 애플의 변화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조사한 2019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 분석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매출은 1,989억원으로, 2,492억원을 기록한 원스토어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앱스토어는 그동안 국내 마켓의 게임 매출에서 2위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수수료 인하 및 각종 혜택을 앞세운 원스토어에 사상 처음으로 추월당한 것. 이 분위기를 감지한 애플 측이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 모든 규제를 걷어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처럼 애플 앱스토어의 규제가 사라지자 가장 먼저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국내에서 모바일로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는 NHN, 네오위즈, 천백십일 등이다. 이들은 23일, 일제히 iOS 버전의 웹보드 게임들을 출시했다. 규제가 사라지자 마자 앱을 등록해 검수 작업을 거쳐 나온 셈이다.

그리고 향후 1:1 거래소나 콘텐츠 수준으로 인해 청소년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던 '리니지M', '리니지2레볼루션' 등 게임의 성인 버전은 물론 '로한M', '라스트 오리진' 등 아예 서비스되지 않던 기존 게임들도 출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에오스 레드'처럼 아예 애플 앱스토어로의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있던 곳도 준비를 거쳐 iOS 버전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당 게임들이 출시될 경우, 하락세를 보였던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시 국내 시장 2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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