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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WOW 클래식, 추억을 다시 플레이하는 즐거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클래식 서버가 27일 오픈했다. WOW 클래식 서버는 WOW의 출시 초기 시절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별도의 서버다. WOW 사용 시간을 구매한 유저는 WOW 클래식 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

본 기자가 WOW를 처음 즐긴 것은 한국에서 공개 테스트(OBT)가 진행됐을 때였다. 종족과 직업은 ‘인간’과 ‘전사’였다. 다소 어려운 직업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크게 후회했었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WOW가 2005년 1월에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후에도 한동안 계속 즐겼었다. 다만, 고레벨 콘텐츠까지는 가지 못했고, 인간 종족으로 다양한 직업을 선택해서 초반부만 주로 즐겼다.

그리고 2019년 8월 27일, 14년 전에 즐겼던 WOW의 초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바로 WOW 클래식 서버에 접속했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 펼쳐졌다.

 

■ 다시 만나 반가운 14년 전의 WOW…‘그땐 그랬지’

WOW 클래식 서버는 WOW의 출시 초기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2005년 1월 전후로 한국에서 WOW를 즐겼던 유저라면, 그때의 즐거웠던(혹은 괴로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플레이 할 수 있다. 당시의 게임 그래픽과 캐릭터 얼굴 및 외형, 배경음악,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다소 불편했던 각종 인터페이스, 이 모든 것들이 14년 전으로 돌아간다.

본 기자는 가장 익숙한 종족인 인간 종족으로 플레이했다. 그리고 출시 초기의 모습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진행했다. 퀘스트를 조금씩 진행하니, 거의 잊고 있었던 WOW의 요소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그래픽부터 직업 기술, 화면 구성 등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다르다. 그렇다 보니 ‘아 맞다 그때는 이랬었지’하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스쳐 갔다. 그럴때 마다 옵션에서 설정을 바꿔주고 단축키를 변경했다.

처음 WOW 클래식에 접속했을 때는,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주변을 구경하고 접속을 종료할 예정이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해보자’는 마음이 들 것 같진 않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가 않다. 퀘스트 하나를 종료하면, 그다음 지역에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계속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레벨이 꽤 올랐다. 이제는 여기까지 온 김에 5인 파티로 인스턴스 던전에 입장하는 지점까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른 유저들도 본 기자와 비슷한 생각이었을까? WOW 클래식의 전쟁 서버는 27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혼잡’으로 표시됐다. 다른 유저들도 14년 전의 WOW를 ‘조금 더 제대로 즐기고 가자’라는 마음을 먹은 듯하다. 2019년의 WOW와 2005년의 WOW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이 달라졌으니, 비슷해서 질릴 염려도 없다. 난도는 2005년 버전이 더 높긴 하지만, 접속한 대부분의 유저는 한 번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기에, 그다지 힘들진 않을 것이다.

 

■ 최신 게임과 비교하면 다소 불편한 요소들도 그대로 구현

WOW의 출시 초기 모습을 지금 다시 보면, 유저 입장에서 불편한 요소들이 많다. 퀘스트를 안내하는 방식만 봐도 퀘스트 장소를 지도에 찍어주는 것이 아니라, ‘동쪽으로 계속 이동하다가 탑이 나오면 북쪽으로 가라’라는 퀘스트 내용을 유저가 직접 읽어보고 찾아가야 하는 구조다. 그래서 WOW 출시 초기에는 각종 외부 프로그램(애드온)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기에 날아다니는 탈 것은 아예 없고, 지상 탈 것도 캐릭터가 40레벨이 되어야 얻을 수 있다.

WOW 클래식은 이런 불편한 요소들도 그대로 구현했다. 2010년 이후에 출시된 PC MMORPG를 즐겼거나, 최근 출시된 모바일 MMORPG를 즐겼던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굉장히 불편할 수 있다. ‘무슨 게임을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놨냐’라는 푸념이 연속해서 나올 정도로. 이런 점들은 개발자들이 WOW 클래식을 준비하면서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도 그대로 구현하자’라고 결론을 내린 듯하다.

이렇듯, WOW 클래식은 유저 입장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WOW를 시작한 유저라면 생소하고 불편한 요소들이 많다. 직업 기술을 스킬 트리 방식으로 찍어나가는 것, 인스턴스 던전에 갈 파티원들을 빨리 구하기 위해 채팅창에서 ‘사제만 오면 출발합니다’라고 소리치는 광경 등은 생소할 것이다.

 

■ ‘추억’이 또 다른 콘텐츠가 되어 장기 흥행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

WOW 클래식을 반나절 정도 플레이 한 본 기자는 WOW 클래식을 당분간 ‘제대로’ 즐기고 싶어졌다. 예전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떠나는 ‘오래된 사진첩’이나 ‘박물관’이 아니라, 제대로 놀다 가고 싶은 ‘놀이동산’ 같은 존재가 됐다. 다른 유저 중에서도 비슷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관건은 이렇게 ‘추억’으로 만들어진 동력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이다. 이것은 업체도, 유저도 예측하기 힘들다. 캐릭터 40레벨을 달성할 때쯤에 흥미가 떨어져서 그만두게 될지, 아니면 최대 레벨까지 달리고 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단계까지 가게 될지는 직접 해봐야 알 듯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WOW 클래식을 앞으로 어떻게 다룰지를 확실하게 결정하려면,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유저들이 제대로 즐기고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지표가 나올 것인지, 아니면 유저들이 일시적으로 ‘향수’에 빠지다가 잠시 즐기고 나가는 정도가 될 것인지. 이 부분이 확실해져야 WOW 클래식에 확장팩을 추가로 구현할 지 아니면 이 상태에서 기본적인 유지 보수만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14년 전의 ‘추억’이 그 자체로 자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 WOW 클래식 서버에 대한 반응을 지켜보자.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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