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이하 반남엔터)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이하 밀리시타)가 게임 출시 당일부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제대로 번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출시를 강행한 것은 물론, 특정 사상 위주로 금칙어가 지정됐다며 유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것.

밀리시타는 반남엔터의 히트 게임 '아이돌마스터'의 IP를 활용해 모바일 플랫폼으로 선보인 게임이다. 특히 밀리시타는 시리즈 처음으로 한국을 포함해 해외에 동시에 출시되어 국내 아이돌마스터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초 한국 출시를 발표하며 공개한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캐릭터 소개 번역본들에서 일부 원작에 맞지 않는 부분이 드러났다. 

특정 캐릭터의 소개 대사에서 ▲오빠를 프로듀서로 ▲반말을 존칭으로 ▲가슴을 얼굴로▲노출을 매력으로 ▲여자답게를 아이돌답게로 바꾸는 등 원작에서 보여주던 캐릭터의 성향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물론, 특정 단어들을 임의로 수정한 것이 밝혀진 것.

이에 유저들이 항의하자 반남엔터 측은 이 부분을 다시 수정할 것임을 밝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홈페이지에 등록된 문제의 부분들은 원작을 그대로 반영한 번역으로 바뀌었다. 특히 개발진들이 진행한 방송에서도 "번역으로 세계관을 해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 유저들의 항의로 원래대로 복구된 공식 홈페이지의 캐릭터 소개 문구

하지만 막상 출시가 되고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당황했다. 원작으로 반영된 번역이 아닌 처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맞지 않는 번역들이 들어가 있었던 것. 사실상 홈페이지에 노출된 부분만 고치고 게임은 고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캐릭터가 말하는 대사들에서 수정된 단어들이 들어가면서 원작에 있던 캐릭터의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는 지적이다. 보스와 두목이 혼재되어 표기되고 아이돌의 특기가 주사맞기로 되어 있다거나, 대사에서 "가슴이 매년 커진다"는 부분이 "옷이 매년 작아진다"로 바뀌어 있는 등 번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

게다가 게임 내 금지어에 대한 부분도 지적됐다. 닉네임 생성시 '일베', '섹시', '로리', '쪽발이'는 부적절한 단어라며 오류가 나지만 '메갈', '한남', '소추', '재기', '쇼타', '김치', '조센징' 등의 단어는 오류가 나지 않고 이름이 생성된다는 것이 유저들에 의해 확인됐다. 

▲ 특정 성향의 단어들을 모아 닉네임을 만든 한 유저가 공식 홈페이지에 인증한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메뉴에서 글자 수가 초과되면 두 줄로 뜨는 문제가 불거진다거나, 로그인 보상 화면에 일본어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매끄럽지 않은 현지화에 대한 부분도 지적됐다. 완벽한 현지화로 유저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프린세스 커넥트:리다이브'와는 완전히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 완벽하지 않은 현지화는 곳곳에서도 드러났다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반남엔터 측은 긴급공지를 통해 "번역은 순차적으로 수정하고 있기에 수정이 반영되지 않은 점은 죄송하다. 이후 업데이트에서 순차적으로 수정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 번역 논란이 일어난 것은 무려 두 달 전인 7월 1일이었다. 그리고 1주일 뒤에 수정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이후 기간동안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수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 상황인 것. 

유저들은 "홈페이지 번역은 눈속임용으로 고치고 인게임은 하나도 고치지 않았다. 이럴거면 바꾸는 척은 왜 했는지 모르겠다. 번역도 문제지만 금칙어 부분도 특정 사상의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며 분통해했고, 일부 유저들은 커뮤니티에 게임 삭제를 인증하는 등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