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게임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가 한국에 도입될 경우에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민지원 연구원은 최근 ‘주요국가별 게임정책 및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한 논의 비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 및 지역의 게임관련 정책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국내외 반응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보고서는 게임 산업에 대해서 “게임 산업은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이 산업의 가치를 결정하고 있다. 전문 개발 인력과 컴퓨터 등이 있으면 게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생산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게임 산업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2015년 기준으로 0.897이다. 이는 제조업(0.642)의 약 1.4배다.

이어서 보고서는 지난 2012년 게임 산업에 새로운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가 도입됐을 때 한국 게임 시장의 규모가 감소하고 수출이 둔화된 것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0% 성장률을 보이다가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직후인 2013년에는 시장 규모가 0.3% 감소했다.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 역시 2012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종사자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부터다.

게임 산업의 수출 규모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다 2012년 이후에 증가세가 감소됐다. 그러다가 2017년에 모바일 게임 수출 규모가 2016년 대비 99.9% 증가했다. 참고로, 모바일 게임에는 아직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게임 시장 규모가 전 세계 4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였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4위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게임시장 매출액은 전 세계에서 한국(0.383%)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일본(0.382%), 중국(0.268%) 순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장애’가 한국에서 질병으로 분류되면 어떻게 될까? 보고서는 “게임과몰입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켜 예방이 필요하나, 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 산업의 위축이 우려된다”라며 “실제로 과거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이후 한국 게임 시장이 위축된 바 있었다”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게임장애 질병코드에 대해서 찬반 의견이 분분한 만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게임장애’ 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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