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디지털문화체육미디어스포츠 위원회(이하 디지털문화 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고 영국 정부에 권고했다. 핵심 내용은 게임 업체가 청소년에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 관련 법률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문화 위원회는 2019년 초부터 ‘과몰입과 중독을 일으키는 기술’이라는 주제로 게임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사 결과를 기록한 84쪽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는 게임과 도박의 상관관계, e스포츠, 게임 과몰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고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뤘다. 

위원회는 지난 6월에 EA와 에픽게임즈 관계자를 영국 국회로 불러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게임 업계 관계자의 답변에 대해서 “정직하지 않았고, 투명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후에도 위원회는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을 불러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논의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게임 업체들이 청소년에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2) 확률형 아이템(혹은 이와 비슷한 유료 아이템)이 있는 게임은 이용 연령 등급을 심사할 때 청소년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것을 PEGI(유럽 게임 심의 기관)에 건의해야 한다. 3)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 관련 법률로 규제해야 한다.

디지털문화 위원회는 위 내용을 정부에 권고했다. 영국 정부는 아직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하는’ 입장을 보인 적은 없었다. 지난 7월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이하 문화부) 마고 제임스 부장관도 디지털문화 위원회 위원들의 질의에 “확률형 아이템은 현실에서 현금으로 교환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도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데미언 콜린스 디지털문화 위원장은 “게임 업체들이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줄 때가 됐다”라며 “만약 영국 정부가 이번 보고서를 보고 나서도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구체적으로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문서로 공개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에 게임 관련 단체들도 반응을 보였다. PEGI(유럽 게임 심의 기관)는 “현재 내부적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반면, ESA(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ESA는 “영국 의회의 디지털문화 위원회가 발행한 보고서 내용과 관련 이슈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결론에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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