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중국발 저질 게임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마구잡이로 쓰기 때문이다. 아예 유명 게임 영상에 게임이름만 더한 광고도 버젓이 노출되고 있다. 저질 광고가 쏟아지자 애꿎은 국내 업체까지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중국발 저질 게임광고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파렴치한 광고가 범람하자 게임광고 사전심의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당연히 게임산업계는 또 하나의 규제라며 불안감과 불만을 표했다. 막무가내식 규제를 참다 골병이 든 게 게임산업이니 당연한 불만이다.

▲게임광고자율규제위원회

이런 상황에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지난 19일, 저질 게임광고를 막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게임광고자율규제위원회(이하 게임광고위)를 발족했다. 이날 자리에서 황성기 회장은 “게임광고 자율규제 도입을 통한 자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제반 사항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족식에서는 게임광고 자율규제(사전자율심의)의 필요성과 다른 산업의 광고 사전심의 현황을 알아보는 포럼이 이어졌다. 발제를 요약하면 게임광고를 민간 주도의 사전심의로 걸러내고, 강제성이 있는 사후심의를 하자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현장을 취재한 게임전문기자의 눈높이에는 발표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른 산업이라면 몰라도, 게임산업에 적용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핵심인 해외 업체를 품는 내용이 빠진 것이 가장 컸다. 실제로 먼저 추진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해외 업체의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니 게임광고라고 다를까?

현재 게임광고에서 문제가 된 대부분의 게임은 오픈마켓 자율심의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개발-서비스-유통이 해외에서 진행된다. 이에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 서비스되는 게임도 많다. 따라서 국내법과 규제를 적용하기가 어렵고, 아예 시정권고를 할 연락창구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또, 국내 실정을 반영한 국내 업체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생긴다는 역차별과 형평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이를 효율적이고, 원만하게 풀어내는 것이 게임광고위가 당면한 문제다.

갈 길이 먼 GSOK과 게임광고위는 다음 달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율규제와 사전심의가 해외, 특히 중국발 저질 게임광고를 막는 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실효성 없는 자율규제는 국내 게임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규제일 뿐이다. 게임광고위가 또 하나의 규제 기관이 아닌, 범람하는 저질 게임광고를 막는 방파제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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