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청소년유해미디어 연방심사청(BPjM)이 모바일 게임 ‘코인 마스터’(Coin Master)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인 마스터’의 진행방식에 슬롯머신을 돌리는 등의 ‘확률’과 관련된 요소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게임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향후에 비슷한 진행방식이나 과금 방식을 채택한 다른 모바일 게임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인 마스터’는 이스라엘 게임 개발사 문 액티브(Moon Active)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2016년 출시됐다. 유저가 자신의 기지를 건설하면서 슬롯머신을 돌린 후에 결과에 따라서 다양한 행동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슬롯머신 결과에 따라 각종 자원을 얻거나 다른 유저의 기지를 공격하는 식이다.

이 게임은 별다른 문제 없이 독일을 비롯한 서양에서 서비스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독일의 몇몇 언론이 이 게임의 확률 구조와 과금 구조를 문제 삼았다. 슬롯머신을 돌리는 등의 도박과 유사한 요소가 청소년에게도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 게임이 독일에서 이슈가 되자 독일 유명 코미디언 얀 뵈버만(Jan Böhmermann)은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이 게임을 다뤘다.

그러자 독일 청소년유해미디어 연방심사청이 ‘코인 마스터’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독일 청소년유해미디어 연방심사청은 얀 뵈버만의 방송이 나간 후에 이 게임에 대한 민원이 지속해서 접수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게임의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아닌, 오로지 ‘확률’과 관련된 요소와 과금 방식이다. 논의 과정은 짧게는 몇 주 만에 끝날 수도 있고,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만약 ‘코인 마스터’가 독일 청소년유해미디어 연방심사청에 의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독일에서 더 이상 공개적으로 배포될 수 없고 광고도 할 수 없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공개적으로 배포하거나 광고하는 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즉,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은 이 게임을 독일에서 내려야 한다.

이는 다른 게임 업체들도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특히, ‘코인 마스터’와 비슷한 진행방식이나 과금 방식을 채택한 게임을 출시한 업체라면 더욱더 그렇다. 향후에 비슷한 일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슬롯머신을 게임에 구현해서 논란이 됐던 NBA2K20 같은 게임이다. 또한, 이런 논의 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이냐’라는 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고, 확률형 아이템 자체가 여론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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