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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롤드컵, 단단함보다 유연함이 성패를 갈랐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펀플러스 피닉스. LPL 두 번째 우승팀이자 로열로더로 등극했다(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2019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아레나에서 중국 LPL 펀플러스 피닉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펀플러스 피닉스는 인빅터스 게이밍(IG)에 이어 두 번째로 롤드컵을 우승한 LPL 팀으로 우뚝 섰다. 게다가 첫 롤드컵 출장에 우승을 거머쥐는 ‘로열로더’로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 T1에 이어 두 번째 로열로더의 탄생이다.

지난해 기록이 좋지 않았던 한국 LCK는 대표팀 세 팀이 모두 16강을 조 1위로 통과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SK텔레콤이 4강, 담원 게이밍과 그리핀이 8강 문턱에서 좌절을 겪었다. 더욱 활발해진 초반 교전과 합류, 더욱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전술적 운영이 부족한 점으로 꼽혔다.

올해 대회는 역대 급으로 다양한 챔피언이 경기에 쓰였다. 프로경기에서 잊혔던 오리아나, 깜짝 픽 리신, 화제의 중심에 우뚝 선 오른 등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폭넓은 챔피언 선택지를 가진 팀이 유리했다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LCK는 4강에서 SK텔레콤 T1이 G2 e스포츠와 맞붙은 것을 끝으로 올해 롤드컵을 마무리했다(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실제로 대부분 경기에서 서포터와 중단, 상단 담당 역할이 모두 가능한 챔피언을 밴픽의 변수로 활용했다. 판테온과 같이 OP(지나치게 강한) 챔피언을 고정으로 금지(밴)하고, 여러 역할이 가능한 챔피언을 먼저 골라 상대의 전략을 탐색했다. 정글 사냥꾼과 중단을 담당하는 키아나 역시 같은 이유에서 밴 목록에 수시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팀 펀플러스는 중단 담당 챔피언으로 노틸러스를 선택해 눈길을 끈다. 노틸러스는 현 흐름(메타)에서 서포트로 주로 기용된다. 오른처럼 단단한 상단 담당 챔피언으로도 쓸 수 있다. 이를 한번 중단에 기용하는 변칙 기용으로 밴픽에 우위를 점하는 날카로운 모습이 돋보였다.

운영적으로는 극초반 단계에서 활발한 라인 개입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각 라인 담당 챔피언이 중후반을 노린 성장에 치중하는 편이다. 라인 개입은 정글 사냥꾼의 재량에 크게 좌우된다. 반면, 롤드컵에서는 정글 사냥꾼과 중단 담당이 함께 다른 라인의 자주 개입하는 운영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궁극기도 배우기 전인 극초반에 4명이 몰려서 압박을 가하는 플레이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포탑 방패와 드래곤, 협곡의 전령 등 전투의 부산물로 얻는 이득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전략과 빠른 판단, 좋은 경기력으로 결승전 무대에 오른 G2 e스포츠

실제로 T1과 담원을 꺾은 G2는 노련한 운영으로 중심을 잡고, 참신한 초반 전략과 결단력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8강 담원 전에서는 빠른 합류전과 상단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전략을, T1전에서는 작은 것을 포기하고 큰 것을 차지하는 판단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LCK에서도 자주 나오는 ‘내줄 건 내주자’식 운영이다. LCK는 주요 오브젝트를 포기하고, 성장과 수비를 재점검하기 위해 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G2는 이득을 최대화하는 공격적인 방향으로 대처해 결승행이라는 열매를 맛봤다.

이런 변칙적인 운영은 올해 롤드컵에 한정된 메타일 수도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시즌마다 새로운 시도를 게임 내에 도입하고 있으며, 챔피언의 균형(밸런싱)도 주 단위로 조정한다. 여기에 내년 시즌(2020년)에 격동하는 원소 업데이트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격로에 우회로가 설치되고, 수풀(부시)도 조정된다. 여기에 드래곤을 처치하면 지형이 바뀌는 등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변수도 늘어난다. 운영의 폭과 선택지가 많은 팀, 혹은 유저가 유리하도록 바뀌는 것이다.

올해 롤드컵은 풍성한 볼거리는 물론, 다양한 과제를 프로팀에게 안겼다. 게이머 개인의 전투력은 물론, 사령탑의 전술과 프로게이머의 전략을 바꾸라고 넌지시 요구했고, 이에 부응하는 팀이 좋은 결과를 냈다. 더 큰 변화를 요구하는 2020년 시즌에 대비해 한국 LCK가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응원하며 기대해 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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