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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걷기 액션, 혹은 택배 액션의 시초다! '데스 스트랜딩'

'메탈기어솔리드'(이하 메기솔) 시리즈의 아버지이자 그 자체인 코지마 히데오(이하 코지마)가 코나미와 결별 후 독자적인 프로덕션을 세워 출시한 게임인 '데스 스트랜딩'. 2016년 트레일러 영상을 최초 발표한 이후 꾸준히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공개했지만, 출시 6개월 전인 2019년 5월 플레이 영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어떤 게임인지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코지마 감독은 각종 인터뷰를 통해 프로덕션이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 색다른 형태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라는 것, 연결을 이야기 한다는 것만 강조할 뿐이었다. 세계적인 거장이 이야기 하니 앞에서는 "아~ 그렇구나~ 역시 거장!"이라고 이해한 듯하지만, 돌아서면 "도대체 뭔 소리야?"라는 느낌에 가까웠다. 

워낙 모호하다 보니 플레이 영상 공개를 했는데도 뭐 하는 (택배) 게임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예상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데스 스트랜딩이라는 게임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도 명확하다. 

▲ 뭔가 굉장히 심오하고 복잡해 보이지만...결국은 택배다

 

■ 정말...레알 택배 게임이니?

먼저 데스 스트랜딩이 도대체 뭐하는 게임인지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생사의 경계가 무너져 인류의 문명이 파괴되었으나 인류 문명은 초기에 카이랄리움 입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내어 생존하게 되나 멸종의 시기를 늦췄을 뿐이다. 

게이머는 쉘터 밖에서도 이동이 가능한 둠이라는 특이 체질을 가진 택배 전문가 샘이 되어 인간과 인간, 사회와 사회의 연결하는 중책을 맡고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 BB(아기)가 세상 구원의 열쇠인가? 

사실 출시 전 플레이 동영상에서 배달하는 모습을 보고 게임의 일부분일 것이라고, 코지마가 이런 게임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기 최면 및 나름 기대를 했다. 하지만 프롤로그 초반에 '전설의 배달부'라는 멘트를 보는 순간부터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플레이 하는 내내 아니라고 부정해 보았지만 챕터를 진행할 수록 어마어마한 배달 물량에 직면하게 됐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데스 스트랜딩은 택배 게임이다. 

▲ 전설의 배달부라는 멘트로 기대는 접었다

 

■ 택배로 구현한 강력한 액션 게임 

본격 택배 게임을 표방하고 있어 초반에는 다소 우습게 느껴질 수도 있고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사실 코지마가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여전히 메기솔의 잠입 액션이 자동으로 떠오르는데 데스 스트랜딩이 그에 걸 맞는 액션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 도중 만나게 되는 방해 세력인 뮬이나 테러리스트와의 공방전도 있기에 어느 정도 메기솔의 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메인은 결국 택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피소드 1을 끝내고 2로 넘어가는 플레이 타임이면 앞서 했었던 의구심은 싹 사라지고 플랫포머 게임과 같은 강력한 액션의 손맛이 뇌리에 각인된다. 

▲ 걸어서 이동하다보니 휴식도 필요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동 자체를 액션화 했기 때문이라 본다. 지형을 파악하고 길을 찾아야 하고 위험에 직면했을 때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피해야 하며, 배송 물품을 잔뜩 짊어지고 있을 때엔 몸의 균형도 맞춰야 한다. 

단순히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이동해야 하는 것뿐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확실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액션 게임의 문법에서 많이 벗어난 게임이다. 직접 해보길 권하는 것 외에 리뷰어로서도 완벽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본다. 체험판을 배포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싶다. 

▲ 이동수단 없는 택배는 액션이다

 

■ 데스 스트랜딩의 신의 한 수, ‘좋아요’

다른 유저와 함께하는 실시간 멀티플레이는 없지만 데스 스트랜딩은 비동기 멀티플레이로도 이렇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다크소울 시리즈에서 다른 유저들이 바닥에 새기는 메시지가 공유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택배를 진행하며 자신이 깔아놓은 사다리, 표지판, 구조물, 자원, 차량 등이 서버에 업로드 되고 다른 게이머의 월드에 표시된다. 반대로 다른 유저가 플레이하며 만든 구조물이 내 월드에 나타나는 식이다. 이를 본 유저가 '좋아요'를 줄 수 있는데 이는 랭크에 반영된다. 

선발 게이머들이 '좋아요'를 얻기 위해 안전한 택배 루트를 개척하고 후발 게이머들은 이러한 구조물의 도움을 얻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게 되는 순환 시스템이라 보면 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점을 악용해 다른 유저를 골탕먹이는 빌런도 존재하기도 하다 보니 데스 스트랜딩의 메인이자 엔드 컨텐츠로 상당히 각광받고 있다. 

▲ 좋아요를 받기 위한 위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 독창적인 세계관, 하지만 부실한 스토리 전개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은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이며 이를 게임 플레이에 완벽하게 녹여냈다. 양산형 MMORPG처럼 퀘스트 마크가 뜨면 '이걸 어디까지 운반해라!', '저기가서 뭘 가져와라' 하고 무책임한 상황에 던져 놓은 것이 아니다. 

앞서 걷기액션이라 할 정도로 디테일 한 택배 시스템에 스토리가 잘 어우러져 게이머에게 충분한 당위성과 플레이 감각을 숙지시킨다. 택배를 해결할 때 마다 의뢰인 NPC가 이후의 상황 변화 같은 후일담을 지속적으로 보내주는데 이를 통해 성취감이나 공감대 형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 배송완료의 해방감을 경험해보자

반면 스토리 전달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워낙 독특한 세계관과 해리포터 급의 새로운 용어들이 난립하는데다, 게임 플레이와 컷신이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못하면서 체계적으로 전달되지 못한다.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 같이 매 에피소드마다 컷신이 있을 정도지만 스토리의 전달력이 부족해 매우 지루하다. 

컷신 영상을 그냥 넘기자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고, 전부 다 보고 나면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 모호한 상황에서 다음 택배를 배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데스 스트랜딩은 플레이 후반까지 여러 가지 컷신을 보여주다가, 결말에 한 번에 풀어내여 큰 감동을 선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호흡이 긴 게임이다 보니 이런 방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고 본다. 

▲ 뭔가 계속 설명하는데 정리가 안된다

 

■ 걷기 액션의 시대가 도래했다

먼저 혹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스토리 전개를 제외하면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을 통한 메시지 전달력에 감탄과 존경을 표하고 싶다. 처음에는 예술에 사로잡힌 개발자의 자기 만족 게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코지마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있는지 알게 됐을 때는 적잖이 놀랐다. 메기솔의 잠입액션으로 세상과의 단절과 회피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사람이 데스 스트랜딩에서는 '걷기 액션'을 통해 연결과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코지마의 메시지 전달력에 광채가!

데스 스트랜딩은 직관적이고 스피디한 호쾌한 액션성을 추구하는 현 세대 액션 게임의 문법과는 전혀 다른 액션 게임이다. 처음 잠입을 메인으로 한 게임이 등장했을 때 '적을 죽이지도 않고 피하기만 하는 게임이 뭐가 재미있냐'는 유명 매체와 리뷰어들의 혹평이 있었지만 오히려 게이머들은 이를 받아들였고 잠입 액션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 데스 스트랜딩 또한 시간이 지나면 걷기 액션 또는 배송 액션이라는 장르의 시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걷기도 하나의 액션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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