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첫 지스타 출전은 성공적이었다. 캐주얼부터 전통 MMORPG까지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 현장 발표는 인터넷을 타고 세계 게이머들에게 전달돼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달아오른 분위기는 자연스레 ‘섀도우 아레나’ 체험대로 이어졌다. 관람객은 누구보다 먼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긴 대기열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마무리된 비공개 테스트(CBT)도 활기를 띠었다.

섀도우 아레나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에서 선보인 그림자 전장을 단독 게임으로 개선-진화시킨 버전이다. 캐릭터 파밍으로 시작하는 시작 단계를 확정 선택으로 바꾸고, 전투 스킬과 파밍 경로도 단축했다. 방대한 콘텐츠를 품은 검은사막을 알아야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진입장벽을 넘어섰다.

1차 CBT는 시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기본 골격은 튼튼했지만, 보고-듣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았다. 펄어비스는 이런 아쉬움을 경청해, 테스트 기간 동안 다양한 변화를 적용했다. 이어 약 한 달여 만에 개선된 버전으로 두 번째 만남을 추진한다.

섀도우 아레나 김광삼 총괄PD는 “섀도우 아레나는 RPG의 규칙을 따르는 검은사막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기획했다. 검은사막이란 틀을 벗어나 새로운 게임으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나가겠다. 먼저 게임을 즐기기 위한 지식이 필요 없도록 했다. 클래스를 캐릭터로 분리시키고, 유명 캐릭터(네임드)의 모습을 썼지만 원작과는 다른 맛이 나도록 의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을 개발하면서 무서웠다. 검은사막을 개조한 시스템이 라이브에서 잘 돌아갈지, 유저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인지, 학습에 걸리는 시간과 난이도 등 고민이 많았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첫 테스트를 홍보목적이 아닌 데이터 수집을 위해 투자했다”라고 말했다.

첫 CBT는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하며 신중하게 진행했다. 첫째 날은 검은사막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조절했다. 튜토리얼을 제거해 유저가 직관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지도 봤다. 이를 통해 1~2시간 정도면 게임에 익숙해졌다는 확신을 얻었다. 4일 만에 게임 시스템을 거의 대부분 활용하는 수준까지 올랐고 한다. 이를 통해 게임이 고착화되거나,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되지 않도록 마지노선을 조절하는데 활용했다고 한다.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했다. 매칭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액션에 필요한 정교한 판정을 위한 데이터 패킷을 늘리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첫째 날의 데이터는 검은사막 정도의 데이터를, 둘째 날 저녁부터 10배 가까이 늘려 테스트를 진행했다. 김 PD는 “첫째 날과 셋째 날 플레이 경험(UX)은 완전히 달랐을 거다. 이런 테스트와 수치를 조정하면서 게임의 플레이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의 품질을 넘어, 보상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유저들의 플레이를 제대로 평가하는 랭킹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게임을 많이 한 유저에게 높은 랭킹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유저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를 다음 테스트를 통해 점검하며, 절적한 선을 찾는 작업을 추진한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개선되고, 발전된 버전은 오는 1월 2일부터 4일간 즐길 수 있다. 2차 CBT를 통해 새로워진 섀도우 아레나를 점검하는 것. 대상은 한국과 러시아 지역 유저다. 첫 테스트에서 러시아 유저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을 반영했다.

2차 CBT는 신규 캐릭터 고옌(전사)와 오로엔(궁수) 2종이 추가되고, 랭킹과 티어 시스템, 전장 방해요소, 연습방, 비밀방, 캐릭터 별 숙련도, 봉인된 상자 등 보다 돌발적인 변수가 추가됐다. 전투와 장비, 아이템 사용으로 치중했던 전술요소가 크게 개선됐다. 참여인원도 최대 50명에서 최소 30명으로 조절했다.

봉인된 상자는 일종의 보상 시스템이다. 상자에서 나온 보상은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세팅하는 것. 무작위 성이 강한 배틀로얄의 파밍 시스템을 어느 정도 고정되게 바꾸기 위한 실험적인 콘텐츠다. 유저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 전략의 폭을 넓히기 위한 시스템이다. 배틀로얄 장르의 기본을 넘어서는 시도인 만큼,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점검할 것이라는게 김 PD의 설명이다.

그는 “2차 CBT는 유저의 실력을 올바로 평가하는 랭킹 시스템, 비슷한 숙련도를 가진 유저를 만나게 만들고, 재미있는 플레이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 게임을 하는 도중에 잠시 쉬며 즐길 거리도 제공한다. 정식 UI(인터페이스)에 가까운 구성과 정보를 추가했다”라며 “이번 테스트로 검은사막에서 독립한 섀도우 아레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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