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은 이제 어엿한 인기 장르다. 수십~수백 명의 유저가 경쟁해 최후의 승자, 혹은 파티를 가리는 간단한 규칙은 여러 장르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슈팅과 RPG의 재미요소로 여러 게임에 부수적은 즐길 거리(모드)로 차용됐다.

배틀로얄 장르는 하이지(H1Z1)의 모드로 시작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이하 배그)’가 완성하고, 유행시킨 장르다. 마지막 1명이 우승자가 되는 간단한 규칙을 가졌다면, 배틀로얄 장르로 분류된다. 승자를 가리는 규칙 자체가 장르가 된 독특한 케이스다.

배그의 기록적인 글로벌 흥행으로 배틀로얄 장르가 대중화된 지도 약 2년의 세월이 지났다. 빠르게 발전하는 게임 시장은 배틀로얄을 넘어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MMORPG가 가장 적극적으로 배틀로얄을 받아들인 장르로 꼽히며, 장르적 특징 도입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배틀로얄의 요소를 강조한 여러 작품이 개발 중이다. 펄어비스의 ‘섀도우 아레나’와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이하 A3)’ 등이 출시가 임박한 대표적인 사례다.

넷마블은 곧 공식 행사를 통해 A3 출시 일정과 서비스 전략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A3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지스타 전시로 유저와 접점을 만든 게임이다. 핵심 콘텐츠는 육성과 생존. 캐릭터를 성장시켜, 승리자가 되는 과정이 즐길 거리다. RPG의 육성과 배틀로얄의 생존을 결합시킨 독특한 게임성으로 기대가 높다.

지스타 넷마블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A3의 실시간 대전을 흥미진진하게 관전했다

A3의 배틀로얄은 온라인배틀게임(MOBA)의 특징도 융합됐다. 전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쿼터뷰 시점, 전략적인 활용을 강제하는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쿨타임), 회피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전장에서 아이템을 수집하고 변수를 창출하는 의외성도 갖췄다.

지스타 펄어비스 부스. 섀도우 아레나 체험존과 첫 공식 발표가 진행됐다

섀도우 아레나는 액션과 RPG의 역할, 대전의 수 싸움을 강조한 게임이다. 펄어비스의 글로벌 히트작 ‘검은사막’ 속 콘텐츠를 독자적인 게임으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지스타 현장에서 정식 발표돼 세계 유저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1차 CBT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당시 한국과 러시아 유저의 호응이 대단히 높았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시작된 2차 CBT는 한국과 러시아 지역 서버로 나누어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이는 멀티 플랫폼, 글로벌 서비스 전략을 강조해온 펄어비스의 사업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2차 CBT는 총 8개의 캐릭터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시점은 검은사막의 기본 시점인 3인칭(TPS)으로 고정된다. 액션의 묘사와 박진감을 높이고, 시야를 좁혀 긴장감을 높이는 의도로 보인다. 펄어비스 김광삼 PD는 이를 빗대 “배틀로얄 규칙을 사용한 액션게임”이라고 특징을 압축한 바 있다.

애니팡4는 실시간 배틀로얄 모드를 탑재해 올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애니팡3(출처=선데이토즈 홈페이지)

선데이토즈는 퍼즐과 배틀로얄 장르의 융합에 도전한다. ‘애니팡’ 시리즈의 최신작 ‘애니팡4’에 실시간 대전 모드를 탑재하는 것. ‘애니팡 로얄’로 명명된 모드는 팀당 30명이 약 1분(60초) 동안 실시간 대전을 벌여 승리자를 뽑는 배틀로얄 규칙이 적용됐다. 그동안 슈팅과 RPG 등 대전형 게임의 전유물이었던 배틀로얄 장르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시험적인 작품으로써 어떤 성과를 거둘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러 장르의 장점을 흡수하고 발전시켜 온 게임산업은 현재 배틀로얄과 기존 장르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 결과물인 섀도우 아레나, A3, 애니팡4 등이 MMORPG 선호도가 유독 높은 국내 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지켜보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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